캐나다와 인접한 북극해의 얼음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북극해의 전략적 가치가 급등하면서 열강들의 북극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의 투자가 실제보다 부풀려져 인식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국은 근 북극 국가로 스스로를 규정하면서 일대일로 사업의 일환으로 북극지역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에 돌입하면서 중국의 협조를 요청하는 과정에서 북극 지역에 대한 헤게모니를 쥐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던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 속에 등장하는 투자들이 구상단계이거나 철회된 상황까지 고려되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이는 하버드 케네디스쿨 벨퍼센터가 내놓은 `중국의 북극 투자에 대한 발표들에 대한 분석' 보고서에서 제기됐다.
이에 따르면 중국의 북극에 대한 맹렬한 접근은 북극권 국가들의 관심을 촉발했고, 전략적으로 중요하고 자원이 풍부한 북극 지역에 대한 중국의 핵심 인프라 건설과 투자는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북극권 8개국 중 7개국(러시아 제외)에서 이러한 우려가 두드러지는데, 이들 국가는 모두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회원국이다. 더욱이, 이 지역에서 중국의 연구 활동이 이중 용도(dual-use)로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북극은 매우 전략적인 지역이며, 이곳에서의 활동은 종종 지정학적 관점에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 간의 강대국 경쟁이 심화되는 시대에 이러한 의심은 몇 가지 핵심적인 담론을 낳았다.
북극에 대한 시진핑의 맹렬한 돌진
시진핑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은 2013년 출발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중국에서 유럽까지를 연결하는 구상이다. 이후 이 프로젝트는 북극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 다른 지역으로 확장되었다.
중국은 2018년 북극정책백서에서 극지실크로드 구축을 공식화했다. 북극해를 통해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한다는 것이다.
2018년 백서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은 자국을 `북극 근국(Near-Arctic State)'이라고 지칭했는데, 이는 여전히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백서는 중국 정부의 지역 평화 협력 의지와 국제법에 따라 북극 연구, 보호 및 개발에 기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북극 거버넌스에 대한 참여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베이징의 목표도 밝혔다.
또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지역의 안보와 안정을 유지해야 할 책임을 거듭 강조했다. 중국은 2013년 북극 이사회 옵서버가 되었고, 그 이후로 연구소와 탐험을 통해 과학적 지식에 기여하고, 북극 사업과 역량에 투자하고, 인프라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북극 국가들과 무역하고, 중앙 북극해 어업 협정과 같은 다자간 국제 협정에 참여했다.
분석가들은 제안된 투자와 실제 투자를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의 북극 투자 규모가 9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이 수준의 투자를 `제한 없음'이라고 부른다.
제안된 투자가운데 일부만 현실화
한 주류 서사에 따르면 `부채 함정' 외교를 통해 북극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이런 수치는 매우 과장되어 있으며 중국이 북극 지역을 성공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뒷받침하기 위해 종종 이용되지만, 이렇게 부풀려진 수치에는 실패한 투자 프로젝트와 실행되지 않은 제안된 프로젝트가 포함되어 있다.
이 정책 브리핑에서는 중국의 극지방 경제 활동 사례뿐만 아니라 연구소, 인프라 건설 및 소유, 에너지 프로젝트, 그리고 광업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전통적인 정의에 따라 FDI로 분류할 수 있는 사례도 있지만, 다른 정의가 필요한 사례도 있다. 본 정책 브리핑에서는 전략적인 성격이 덜하다고 판단되는 포트폴리오 투자는 포함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중국 정부, 기업, 그리고 여러 단체들이 북극 지역 투자에 대한 야심과 계획을 제시해 왔지만, 그중 극히 일부만이 완전히 실현되었다. 그 이유는 전적으로 중국 투자자와 경제적 기반 때문만은 아니다. 지정학적, 국내적 정치적 장애물, 안보 문제, 환경 문제, 그리고 핵무기 확산 방지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들이 이러한 투자 실현을 저해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북극 지역에 투자해 왔으며, 이러한 프로젝트 중 일부는 투자 대상국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대부분의 기업 투자는 러시아에서 이루어졌고, 노르웨이와 아이슬란드가 그 뒤를 이었다. 이 지역에서 중국 투자와 관련하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실제 중국 투자의 규모와 범위는 언론과 공개 토론에서 종종 과장되고, 중국 투자 총액을 제시할 때 실패한 제안도 종종 고려된다. 중단되거나 실패한 프로젝트는 상당히 많다.
최근 중국의 투자 계획은 러시아를 제외한 북극권 국가들에서 점점 더 역풍에 부딪히고 있다. 덴마크 왕국의 일부인 그린란드가 이러한 사례 중 가장 적절한 예일 수 있다. 북극에서 중국의 투자와 영향력에 대한 논쟁에서 그린란드가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러한 불안의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한 것임이 분명하다.
윤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