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쇄빙선이 잠수정(오른쪽 초록색)을 북극해로 내리고 있다. Courtesy of the Fendouzhe Research Team/네이처
중국 연구팀이 인간의 접근이 없었던 북극해의 미지의 해저 화산 능선인 ‘가켈(Gakkel) 능선’ 동쪽 구역을 세계 최초로 탐사했다고 네이처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탐사로 심해 열수구와 독특한 생태계 발견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인미답의 심해에 대한 탐사는 지질학 ·생태학· 해양학적 의미가 크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탐사 대상은 북극해에 위치한 가켈 능선 동쪽 구역인데, 가켈 능선은 지구의 판 구조 운동을 좌우하는 해저 산맥 체계의 일부로, 그동안 동쪽 구역은 거의 탐사되지 않았다.
탐사는 중국의 심해 잠수정 ‘펀도우저(Fendouzhe)’를 북극해 빙하 아래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진했됐다.
잠수정은 총 40회 이상 잠수했고, 최대 5,277m 깊이까지 탐사했다.
탐사는 동쪽 구역에서 열수구(hydrothermal vents) 존재 가능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서쪽 구역에서는 햇빛 없이도 생존하는 특이한 심해 생태계가 발견된 바 있어, 동쪽에서도 유사하거나 새로운 생태계가 발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지질학적으로 가장 외딴 지역 중 하나를 탐사함으로써 지구 내부 활동과 해양 생태계 연구에 중요한 자료 확보한 의미를 지닌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특히 북극해 연구에서 중국의 과학적 존재감을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번 탐사는 지구 과학 연구의 공백을 메우는 성과로 일컬어지는데, 향후 분석 결과에 따라 새로운 생명체나 독특한 화학적 환경이 밝혀질 수도 있다.
북극해는 지정학적·자원적 가치가 큰 지역이므로, 과학적 탐사와 국제적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학계가 주목하는 이유
우선 판 구조론 연구의 확장 가능성이다. 가켈 능선은 해저에서 새로운 지각이 생성되는 곳으로, 지구 내부 활동을 이해하는 핵심 지역이다. 동쪽 구역 탐사는 그동안 비어 있던 퍼즐 조각을 채워 넣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켈 능선은 지각 확장 속도가 지구에서 가장 느린 곳 중 하나인데, 그럼에도 열수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은 지질학적 에너지 전달 메커니즘을 새롭게 규명할 기회를 제공한다.
심해 열수구 시스템 연구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수 있다. 열수구는 해양 화학과 에너지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동쪽 구역에서의 발견 가능성은 해양 화학적 다양성을 확장시킬 수 있다.
극지 해양 환경에 대한 이해도 넓어질 수 있다. 북극해는 빙하와 극한 조건으로 인해 독특한 해양 순환과 화학적 특성을 가지는데, 잠수정을 통한 직접 탐사는 이 환경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없다.
또 극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미생물, 해양 생물 등이 발견될 수 있으며, 이는 생명 기원의 단서를 찾을 수도 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