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말에서 12월 초,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를 강타한 대규모 홍수 및 산사태로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태국 등지에서 사망 및 실종자가 대거 발행하고 마을이 매몰되거나 전기·수도 공급이 끊기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폭우로 침수된 스리랑카 콜롬보 외곽 도시
[AF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외신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북부 수마트라 지역을 중심으로 가장 큰 피해 발생했다. 구조 및 수색 작전에 군대 투입했지만 일부 마을이 토사에 완전히 매몰됐고, 600명 이상 사망, 460명 이상 실종한 것으로 추산된다.
스리랑카는 사이클론 '디트와(Ditwah)'가 상륙하면서 광범위한 홍수 피해가 발생했다. 국토의 3분의 1 지역에 전기 및 수도 공급 중단됐다. 360명 이상 사망, 360명 이상 실종 등 700명 이상의 인명 피해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태국의 경우 남부 지역(송클라주 등)에 3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며 도시 기능 마비, 주요 관광지와 교통로 폐쇄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17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외신들은 피해 규모의 심각성과 함께 기후변화의 영향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하고 있다.
가디언지(Guardian 영국)는 아시아 전역의 홍수 사망자가 1,100명을 넘어섰으며,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 당국이 군대를 동원하여 수색 및 구조 작업을 진행 중임을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미국)는 기록적인 강우량과 홍수로 인해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피해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 AP AFP 등 통신사들도 각국 정부와 재난 당국의 공식 발표를 신속하게 인용하여 실시간 사망자 및 실종자 수, 그리고 이재민 현황 등 구체적인 피해 통계를 전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북수마트라주서 홍수 후 남겨진 통나무 잔해들
[AP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기상학적 복합재난
외신들은 이번 동남아시아 수해가 단순한 집중호우가 아닌 복합적인 기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결합되어 발생한 재앙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기후 변화가 폭우의 강도를 극심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요 외신들은 여러 기상 시스템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분석했다.
인도네시아,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지역에 평년보다 훨씬 많은 강우량을 제공하는 주요 원인으로 라니냐 현상이 지목됐다. 즉 동태평양 수온의 낮아지면서 무역풍이 강화돼 서태평양 해역에 따듯한 표층수를 서쪽으로 더 밀어내게 된다는 것이다.
또 '세니야(Senya)', '디트와(Ditwah)', '코토(Koto)' 등 여러 이름의 열대성 폭풍과 사이클론이 연이어 혹은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리랑카를 강타한 사이클론 '디트와'는 폭우와 강풍을 동반하며 막대한 인명 피해와 기반 시설 마비를 초래했다.
인도양 다이폴(Indian Ocean Dipole, IOD), 즉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이 현상이 라니냐와 결합하며 평소보다 더욱 극심한 수증기를 해당 지역으로 끌어들여 폭우의 강도를 극대화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기후변화로 폭우의 강도 증폭
대부분의 외신은 기상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하여 기후 변화가 폭우의 강도를 높이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 중 수증기 저장량이 증가하면서, 비가 올 때 단시간에 쏟아지는 강우량이 과거보다 훨씬 많아졌다는 것이다. 태국 남부 송클라 지역의 300년 만의 최대 강수량이 그 예라는 것이다.
이는 도시의 배수 시스템이나 자연적인 하천 수위를 한계를 넘어설 만큼 빠르게 상승시켜 피해를 키웠다.
해수면 온도 상승은 열대성 폭풍의 발달과 강화를 촉진하여, 사이클론이 평소보다 더 강력한 비와 바람을 동반하게 만들었다.
일부 외신들은 개발 도상국이 겪는 환경 관리 부재 문제를 지적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스리랑카의 산악 지대에서 진행된 삼림 벌채가 토양의 수분 흡수 능력을 약화시켜 대규모 산사태와 토사 유실을 초래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강변 및 취약 지대에 대한 허술한 도시 계획과 건설도 홍수 피해를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