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에서 활동중인 유일한 쇄빙연구선인 나다니엘 B. 파머호의 모습 <Michael Van Woert/National Science Foundation>


미국이 남극 연구용 쇄빙선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고 네이처가 19일 전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이 2026년 회계연도 예산안에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의 남극 연구용 쇄빙선이 나다니엘 B. 파머호 예산을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과학계는 이번 예산 삭감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쇄빙선은 남극 빙하와 해양 연구에 필수적인 자산으로, 이 예산 삭감은 미국의 극지방 연구 역량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후변화 연구에 중요한 남극 해양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미국 국립과학재단과 과학계는 이 결정에 대한 재고를 요청하고 있지만, 예산 삭감안이 확정될 경우 미국의 남극 연구는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 쇄빙선 확보는 장기적인 계획을 필요로 하므로, 이번 삭감은 미래의 연구 활동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남극의 유일한 쇄빙 연구선

나다니엘 B. 파머(Nathaniel B. Palmer)는 남극 탐험가이자 해군 선장, 선박 설계자였다.

1820년 11월 18일, 당시 22세의 나이로 슬루프선 '히어로(Hero)'의 선장이었던 파머는 남극 반도를 발견한 최초의 미국인 중 한 명으로 기록된다. 이 업적을 기리기 위해 남극 반도의 일부 지역은 파머 랜드(Palmer Land)로, 주변 해양 지형은 파머 군도(Palmer Archipelago)로 명명되었다.

남극 탐험 후, 그는 쾌속 화물선인 클리퍼선(clipper ship) 설계에 참여했다. 그는 선박 설계와 건조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쾌속선과 유람선 설계에 기여했다. 그의 이름을 딴 쇄빙 연구선 나다니엘 B. 파머는 1992년부터 남극의 과학 연구를 위해 운용되어 왔다.

남극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쇄빙연구선인 이 배는 남극 대륙 주변의 해저 지형을 정밀하게 측정하여 빙하의 과거 흐름과 범위를 재구성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해양 생물 서식지의 특성을 규명하고, 남극의 대륙 형성 과정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했다.

남극에 대한 패권경쟁 시작?

남극 쇄빙 연구선이 운항되지 않게 된다면 미국과 국제사회에 커다란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쇄빙선은 얼음으로 덮인 남극 해역에 접근하여 기후변화, 해양 생태계, 빙하 역학 등에 대한 필수적인 데이터를 수집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운항이 중단되면 이러한 연구가 불가능해져, 지구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제한되고 미래 기후변화 예측 모델의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 특히, 해빙의 변화와 해수면 상승을 예측하는 데 중요한 정보가 누락될 수 있다.

쇄빙선은 남극에 위치한 과학 기지(예: 미국의 맥머도 기지)에 식량, 연료, 장비 등을 보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쇄빙선이 없으면 두꺼운 얼음을 뚫고 물자를 운송하기 어려워져, 연구원들의 생존과 연구 활동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

남극 해역에서 다른 선박이나 탐사대가 조난을 당할 경우, 쇄빙선은 구조 및 지원 임무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이다. 쇄빙선이 없으면 조난 상황에 신속히 대응하기 어려워, 인명 사고의 위험이 커진다.

남극 연구는 국제 협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중요한 분야다. 쇄빙선을 보유하고 운용하는 것은 극지방 과학 분야에서 해당 국가의 역량과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의미도 가진다. 남극 유일의 쇄빙선 운항이 중단되면 미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감소할 수 있다. 그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국가들로 인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