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교통장관 숀 더피 <출처=미 교통부 페이스북>


지난달 29일, 미국 교통부 장관 션 P. 더피(Sean P. Duffy)는 전국 12개 해상 풍력 프로젝트에 배정된 총 6억7900만 달러의 연방 자금을 철회하거나 취소한다고 발표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더피 장관은 해당 프로젝트들을 `실패한(doomed)' 사업으로 규정하며, “낭비적인 풍력 프로젝트는 미국 해양 산업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빼앗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교통부는 철회된 자금은 미국의 항만 인프라 개선, 조선 산업 재건, 전통 에너지 개발 등 실질적인 인프라에 재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풍력과 태양광을 `기의 사기'라고 비판하며, 친환경 에너지 대신 전통 에너지 중심의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승인된 친환경 항만 개발 정책에서 벗어나,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및 산업 중심의 인프라 전략을 반영한 것이다.

해상 풍력 <사진=픽사베이>

찬반 여론 들끌어

자레드 허프먼 캘리포니아 하원의원(민주당)은 “청정 에너지에 대한 집착적인 증오다. 수천 개의 일자리와 저렴하고 안정적인 전력을 제공할 수 있는 산업을 없애려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킷 케네디 (NRDC, 천연자원보호위원회)는 “이 행정부는 오염을 유발하는 석탄 발전소를 지원하고,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에너지 산업인 태양광과 풍력을 막고 있다. 미국인 모두가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드 라몬트 코네티컷 주지사는 “이 조치는 전기 요금 상승을 초래하고, 수년간의 재생에너지 투자 노력을 낭비하는 정치적 결정이다”라고 비판했다.

션 터피 장관은 “풍력 프로젝트는 낭비이며, 미국 해양 산업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빼앗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우리는 환상적인 풍력 대신 실질적인 인프라 개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 조치는 단순한 예산 재조정이 아니라, 청정에너지 대 전통산업이라는 미국 내 에너지 정책 방향성에 대한 깊은 갈등을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커지는 중국의 해상풍력 지배력

미국이 해상 풍력 산업에서 발을 빼면서, 중국과 유럽 등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들에게도 여러 가지 직간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IER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철수로 글로벌 해상 풍력 시장의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유럽 기업들도 프로젝트 취소 및 지연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렵국가들은 미국 시장의 위축이 공급망 규모 축소로 이어져, 유럽의 풍력 프로젝트에도 부품 및 운송 비용 상승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해상 풍력 공급망에서 중국의 지배력이 커지는 것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철수로 글로벌 해상 풍력 공급망에서 중국 기업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가능성 있고 △유럽과 아시아의 프로젝트들이 중국산 부품에 더 의존하게 되며 △미국이 시장에서 빠지면서 중국은 국제 경쟁 압력 감소로 자국 중심의 기술 개발 및 수출 확대에 유리한 환경을 맞이함과 동시에 △글로벌 해상 풍력 단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중국은 저가 공급 전략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