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탄소를 바다 깊숙한 곳으로 운반할 파이프라인(사진 가운데)이 설치선에서 바다 속으로 투입되고 있다. <포르투스>
제철소 등 산업현장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바다속 깊숙한 곳에 저장하기 위한 네덜란드의 포르토스(Porthos) 프로젝트가 북해 해저에 파이프라인을 까는 작업을 마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포르토스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따르면 북해 바닥을 가로지르는 20km의 파이프라인이 지난달말 바다 아래 설치됐다.
다음 작업은 파이프라인을 안전하게 매설할 도랑 파기 등이다.
이 프로젝트는 EU 배출권거래제(EU ETS) 체계 내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CCS)를 제도화한 첫 사례로, 엄격한 보고 및 모니터링 조건이 부과되지만 CO₂를 포집해 프로토스에 저장하는 기업은 해당 CO₂에 대해 배출권 구매 또는 상환 의무가 없다.
"이산화탄소 대규모 포집 및 저장을 선도"
이 프로젝트는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CO₂)를 저장하는 대규모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사업으로, 유럽 내에서도 선도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CO₂를 포집해 북해 해저의 폐가스전에 영구 저장함으로써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네덜란드의 기후 중립 목표(2050년까지)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기획됐다.
연간 약 250만 톤의 CO₂를 저장할 계획이며, 이는 로테르담 항만 인근 산업체에서 발생한 배출물 중심으로 구성된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가동 예정인데, △육상에 약 30km 길이의 파이프라인 설치 △해상에는 해저까지 연결되는 약 20km 길이의 파이프라인 구축 △북해 해저의 고갈된 천연가스전에 주입 등이 핵심이다.
추진 주체는 로테르담항, 가스니(Gasunie, 가스 수송 및 인프라 전문 국영기업), EBN (Energy Beheer Nederland, 지하 저장 및 에너지 인프라 전문 국영기관) 등이다.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는 EU 최초로 CCS에 대한 배출허가를 발급받았기 때문이다. 즉 포르토스는 EU 배출권거래제(EU ETS) 체계 내에서 CCS를 제도화한 첫 사례로, 엄격한 보고 및 모니터링 조건이 부과된다.
대신 CO₂를 포집해 프로토스에 저장하는 기업은 해당 CO₂에 대해 배출권 구매 또는 상환 의무가 없다.
CCS는 기후위기 대응 핵심전략의 진화
한편 CCS는 기후 정책, 산업 전략, 에너지 전환이 맞물린 복합적 시스템으로 진화해왔는데, 특히 최근에는 CCS 없이는 1.5°C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국제기구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CCS는 1996년 노르웨이가 상업적으로 세계 최초로 북해 해저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지금도 운영하면서 시작됐다.
2000년대 초에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며 온실가스 감축 기술로 부상했는데,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 대형 실증 프로젝트들이 다수 착수됐다.
2020년이후에는 넷제로 목표가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으면서 철강 시멘트 등 이산화탄소 배출이 심한 산업들에게 핵심 기술로 부상했으며 EU ETS 체제 하에서 CCS를 제도화한 사례로 포르토스 프로젝트가 등장한 것이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