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대기오염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자료사진]


5,6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 결과, 대기 오염에 노출되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치매 다음으로 흔한 치매유형인 특정 유형의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직경 2.5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공기 중 입자인 PM2.5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과 루이소체 치매나 파킨슨병이 있는 사람들의 치매 발병 사이에 분명한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네이처가 보도했다.

호주 시드니 공과대학의 임상 신경과학자이자 교수인 후이 첸은 "연구 결과 PM2.5 노출이 반드시 루이소체 치매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미 유전적으로 치매에 걸리기 쉬운 사람의 경우 발병을 촉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네이처에 밝혔다.

사진 위 그래프는 미국내 미세먼지 분포도이고, 아래 그래프는 파칸스병에 의한 입원 통계다. 둘 사이의 직접적 연관성이 보인다. <네이처>

PM 2.5 노출

루이소체 치매는 두 가지 유형의 치매, 즉 파킨슨병을 동반한 치매와 루이소체 치매를 포괄하는 용어다.

두 경우 모두 치매는 α-시누클레인(αSyn) 단백질이 뇌 신경 세포 내에 루이소체라는 덩어리로 축적되어 발생한다. 루이소체로 인해 세포가 기능을 멈추고 결국 사멸하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자동차 배기가스, 산불, 공장 매연 등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면 파킨슨병 치매를 포함한 신경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신경퇴행성 질환을 연구하는 샤오보 마오(Xiaobo Mao)는 자신과 동료들이 PM2.5 노출이 루이소체 치매 발병 위험에도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치매 유무와 관계없이 루이소체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5,650만 명의 2000년부터 2014년까지의 입원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장기간 PM 2.5 에 노출되면 세 가지 신경퇴행성 질환 모두에 대한 입원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입원을 필요로 하는 중증 루이소체 치매의 위험은 12% 증가하는 것을 발견했다.

PM 2.5에 더 많이 노출되는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루이소체 치매(루이소체 치매 및 파킨슨병 치매 포함)의 상대 위험이 치매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보다 더 높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대기 오염 노출이 치매 위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생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수행했다. 생쥐의 콧구멍을 통해 PM2.5 오염에 노출시킨 후, 연구진은 치매 유사 증상과 관련된 행동을 검사했다. 10개월간 PM2.5에 노출된 생쥐는 미로 탐색, 공간 기억력 검사, 새로운 물체 인식 능력 검사 등에서 행동 문제를 보였다. 10개월 후, 연구팀은 생쥐의 뇌에서 αSyn 축적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10개월 동안 PM2.5 에 노출된 쥐는 기억 형성과 기억 회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내측 측두엽의 위축을 유발했다. 반면, αSyn 단백질이 결핍된 유전자 변형 쥐의 뇌에서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αSyn 단백질이 신경퇴행성 질환에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한 PM 2.5 에 노출된 생쥐의 장과 폐에서 αSyn 덩어리를 발견했지만, 대조군이나 유전자 변형 생쥐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유전적 취약성

연구진은 다음으로 쥐에서 PM 2.5 노출로 인한 유전자 발현 변화를 조사하고, 이를 루이소체 치매 환자에서 관찰된 유전자 발현 변화와 비교했다. 연구진은 치매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된 뇌 영역인 전대상피질에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PM 2.5 노출 쥐와 루이소체 치매 및 치매를 동반한 파킨슨병 환자 간에 유전자 발현 변화 사이에 강한 상관관계가 있었으나, 치매가 없는 파킨슨병 환자와는 상관관계가 없었다.

첸 박사는 이러한 결과가 PM 2.5 노출과 루이소체 치매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를 보여준다며 "쥐 실험 결과는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을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즉, PM 2.5 노출로 루이소체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지려면 유전적으로 루이소체 치매에 취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는 PM 2.5 노출과 루이소체 치매의 연관성이 이번 연구 결과의 독창성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다른 연구자들에게 PM 2.5 노출이 신경퇴행성 질환의 중요한 위험 요인이라는 사실을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첸 박사는 또한 쥐를 PM 2.5에 노출시키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 짧은 시간 동안 고용량을 투여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사람들이 경험하는 지속적이고 저용량 노출과는 다르다.

마오는 연구팀이 향후 연구에서 실제 노출을 더욱 정확하게 나타내는 모델을 사용하여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특정 유형의 PM2.5 분자가 루이소체 치매 발병에 관여하는지 여부도 조사할 계획이다 . 그는 이번 연구가 대기 오염이 신경퇴행성 질환을 유발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추가 연구의 창구를 열었다고 말했다.

https://doi.org/10.1038/d41586-025-02844-9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