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과학기술원(원장 이희승, 이하 KIOST)은 수중방파제 설치가 연안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게재하였다.
논문명은 Numerical simulation of wave attenuation and shoreline response in a coastal region with submerged breakwater; 수중방파제 설치 해역에서의 파랑 감쇠 및 해안선 반응에 대한 수치 모의이고, 저자는 KIOST 노민, 황순철 등, 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2025. 6. 13 게재됐다.
기후변화와 연안 개발 활동 증가로 연안침식이 가속화되면서 해수욕장 모래 유실, 어항 및 연안 시설물 피해, 침수 재해 등 사회·경제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순한 방재 시설을 넘어, 경관과 친수공간을 유지하면서도 연안재해를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친환경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KIOST 해양공간개발·에너지연구부 노민 박사 연구팀은 경관 유지와 친수공간 확보에 유리하면서도 적절한 설계를 통해 파랑 및 연안 침식을 저감할 수 있는 수중방파제에 주목하고, 비정수압 수치모형인 NHWAVE를 활용하여 수중방파제가 설치된 연안에서의 파랑 변형과 해안선 변동 등을 분석하였다.
NHWAVE(Non-Hydrostatic Wave Model)이란 미국 델라웨어대학교에서 개발한 비정수압 기반의 3차원 파동 역학 수치모형으로, 파랑의 생성·발달·전파·소멸되는 전 과정을 재현할 수 있으며, 파랑, 지진해일, 연안침식 등 연안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분석 결과, 수중방파제는 수면 아래로 잠긴 깊이와 해안선에서 떨어진 거리에 따라 파랑저감 효과가 달라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중방파제의 잠긴 깊이가 얕고, 입사하는 파랑의 주기가 길수록 강한 쇄파로 인해 파도가 낮아지는 효과가 컸다. 또한 해안선으로부터 방파제까지의 거리가 가까울수록 방파제 후면 해안선 부근에서 파고가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완화됐다. 아울러, 쇄파로 인해 수중방파제의 양단부에서 발생하는 회전흐름과 중앙부에서의 강한 제트류는 방파제 후면 파도의 흐름패턴에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흐름패턴이 해안선의 침식 또는 퇴적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안 공간 변화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토대로 수중방파제의 최적 설치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연안 침식으로 발생하는 침수 피해 등의 재해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향후 유사이동 수치모형과의 결합을 통해 연안 지형 변화를 정량적으로 예측하고, 수리실험을 통해 이를 검증함으로써 수중방파제 등 복합방재구조물의 성능과 방재기능을 확보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KIOST는 테니스장 10배 규모의 ‘수리실험동’을 구축하여, 인공적으로 파도와 흐름을 발생시켜 파랑, 월파 및 연안침식 저감을 평가하는 대규모 수리모형실험 및 수치해석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희승 KIOST 원장은 “이번 연구는 연안 재해 대응 역량을 높이고 환경 친화적 공간 조성을 통해 지속가능한 연안 발전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KIOST는 앞으로도 해양 환경 변화에 따른 수중방파제 성능 조사 등을 통해 안전한 연안 조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