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0에서 연설하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기후변화가 종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의 최근 의견을 작심 비판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게이츠가 화석연료 예찬론자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할까 두려워 기후 위기에 대한 입장을 번복한 것이라며 안타까울 지경이라고 혹평했다. 고어 전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브라질에서 열린 제30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에서 영국 일간 가디언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게이츠는 지난달 말 COP30을 앞두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기후변화가 "인류의 멸망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 운동에만 국한하기보다 삶의 질을 개선하고 고통을 줄이는 다른 방법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게이츠의 이런 발언은 기존의 '종말론적 전망'에서 한발 후퇴한 것이다.


글로벌 석유·가스 수요가 2030년 이후에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기존 2030년 정점론이 무너진 것이다.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이 무뎌진 탓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는 최근 낸 세계에너지전망에서 석유·가스 수요가 2030년 이후에도 증가할 수 있음을 명확히 했다.

또 온난화 억제 전망이 더 비관적으로 수정됐다.

석유 수요 전망 상향

과거 IEA는 석유 수요가 2030년경 정점(peak)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025년 보고서에서는 현 정책 기준(CPS,Current Policies Scenario)에서 석유 수요가 2050년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수정했다.

새로운 시나리오에서는 2050년 석유 수요가 하루 1억 1,300만 배럴에 달할 수 있다고 제시했는데, 이는 2024년 대비 약 13% 증가한 것이다.

천연가스 전망도 변화했는데, 이전 전망에서는 2030년대 이후 가스 수요가 정체 또는 감소할 것으로 보았으나, 2025년판에서는 2030년대까지 성장세 유지 가능성을 강조했다.

석탄은 여전히 2030년 이전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지만, 단기적으로는 6% 상향 조정되어 이전보다 더 많은 석탄 소비가 예상됐다.

어려워진 기후목표 달성

과거 전망에서 감축계획(STEPS, Stated Policies Scenario) 기준으로 2.4°C 수준의 온난화가 예상됐으나 이번 전망에서는 2.5°C 수준으로 상향됐다. 즉 기후 목표 달성이 더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정책적 초점이 이전 보고서는 에너지 전환(transition)을 강조했으나, 2025년판은 에너지 안보(security)와 정책 현실 반영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미국 등 일부 국가의 비판 이후, IEA가 보다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한 결과로 해석된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