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화하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에트나 화산.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에트나 산 정상의 네 개 분화구 중 북동쪽 분화구가 마지막 격렬한 분출 이후 거의 28년 만에 용암 분수와 화산재 및 화산암 편을 가득 실은 분출 기둥을 뿜어내며 다시금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고 이탈리아 지구물리학 및 화산학연구소가 밝혔다.

이에 따르면 12월 24일 카타니아에 있는 INGV-에트네오 관측소의 모니터링 네트워크에서 화산 진동, 지반 변형 및 초저주파 활동과 같은 모니터링 신호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었다.

25일과 26일 밤 사이, 보카 누오바 분화구 내 두 개의 열린 분출구 중 하나인 BN-2에서의 스트롬볼리식 활동이 더욱 빈번하고 강렬해졌으며, 분화구 가장자리 위로 최대 100m까지 뜨거운 물질이 분출되었다. 동시에 북동쪽 분화구 부근에서 섬광이 증가했다.

26일 낮 동안 기상 상황은 악화되었고, 해질녘부터 밤새도록 구름 사이로 강렬한 붉은 섬광만 보였으며, 화산 경사면을 따라 지속적인 굉음이 들렸다

27일 새벽, 화산의 서쪽과 북쪽 지역의 시야가 점차 개선되었고, 동이 틀 무렵 북동쪽 분화구의 활동이 점차 증가했다.

동시에 보라 지네 분화구 동쪽 측면의 분출구에서 발레 델 보베(Valle del Bove) 방향으로 용암류가 분출되었으며, 아침이 되자 길이가 2km에 육박했다.

분화 활동이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든 후, 오전 10시에 북동쪽 분화구에서 용암 분수가 다시 분출되기 시작했다. 분화구 가장자리에서 약 100~150m 높이까지 솟아오르는 불타는 용암 분출과 화산쇄설물로 가득 찬 분출 기둥이 형성되다.

동시에 보라지네 산의 동쪽 상부 사면에 있는 분출구에서도 화산재가 분출되기 시작했다. 격렬한 분출은 약 한 시간 동안 지속되었으며, 분출 기둥은 해발 약 8km 높이까지 치솟았다.

이 사건 이후, 보라지네 동쪽 측면의 분화구에서는 약한 폭발 활동이 계속되어 희석된 화산재 기둥이 분출되었고, 북동쪽 분화구에서는 간헐적으로 화산재가 계속해서 뿜어져 나왔다.

오후 3시 15분경, 북동쪽 분화구의 활동이 급격히 격화되어 용암 분수가 약 400~500m 높이까지 치솟았고, 해발 10km 이상까지 치솟는 촘촘한 분출 기둥을 형성했다. 이 두 번째 격렬한 분출은 약 45분간 지속되었으며, 이후 강력한 스트롬볼리식 '거품' 폭발이 잇따라 발생하여 북동쪽 분화구 원뿔 전체와 기저부 너머까지 매우 굵은 물질을 흩뿌렸다. 그 후 새로운 화산재 분출이 관찰되었다.

해질녘, 새벽에 보라지네 동쪽 측면에 열린 분화구에서 작은 불꽃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관찰되었다. 저녁에는 북동쪽 분화구에서 폭발 활동이 재개되었고, 여러 차례의 폭발로 인해 뜨거운 화산재가 분화구 전체와 기저부 너머까지 흩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활동이 더 격렬한 현상으로 발전하지는 않았다. 28일 새벽, 보라지네 산의 동쪽 상부 사면의 분출구에서는 스트롬볼리식 분출 활동이 꾸준히 지속되었고, 보라지네 산 동쪽 기저부에 위치한 또 다른 분출구에서는 용암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