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연합뉴스) 모로코 서부 해안도시 사피에서 갑작스러운 홍수로 차가 뒤집혀 있다


2025년 12월 14일에서 15일 사이, 모로코 서부 해안 도시 사피(Safi)를 중심으로 발생한 이례적인 폭우와 대홍수가 발생했다.

2025년 12월 15일 기준으로 모로코 전역에서 최소 41명 이상 사망했고, 피해가 집중된 사피 주에서만 3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강한 물살에 차량이 휩쓸리고 주요 도로가 파손되었으며, 사피와 인근 지역을 잇는 도로가 차단됐다.

전문가들과 현지 당국은 이번 대참사의 원인을 자연적 요인과 인재(人災)가 결합된 결과로 보고 있다.

우선 기후 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 현상이 주목된다.

아지즈 아크하누크 총리에 따르면, 짧은 시간 동안 약 37mm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는데,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던 지역에 한꺼번에 쏟아진 비는 토양에 흡수되지 못하고 그대로 강한 급류가 됐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가 뜨거워지면서 공기가 머금는 수증기량이 늘어났고, 이것이 폭발적인 대규모 폭풍과 호우로 이어졌다. 모로코는 현재 7년 연속 가뭄을 겪고 있었는데, 극심한 가뭄 뒤에 오는 기록적 폭우는 피해를 더욱 키웠다.

지형 및 인프라의 한계도 피해를 키웠다.

사피 시내를 관통하는 와디(Wadi, 평소엔 마른 강)인 '아시프(Asif)'가 범람하며 물길이 주거지로 직접 향했다.

현지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평소 우기 전에 진행되던 강바닥 쓰레기 준설 작업이 올해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물의 흐름을 막았다고 지적한다.

인근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잔해물들이 바다로 향하는 배수구를 막아 수위가 순식간에 6m까지 차올랐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