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고래(Northern resident killer whales)와 태평양 흰줄무늬돌고래(Pacific white-sided dolphins) 사이에 협력적인 사냥 행동이 관찰됐다.
이런 행동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연안에서 드론 영상, 수중 녹음(음향), 이동 데이터 등을 활용하여 두 종의 상호작용을 기록한 결과에서 파악됐다.
돌고래와 어식성 범고래간 협력적 먹이찾기(Cooperative foraging between dolphins and fish-eating killer whales) 제목의 논문은 2025년 12월 11일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렸다.
이에 따르면 범고래가 돌고래를 만난 후 진로를 바꿔 돌고래를 따라 먹이 찾기 잠수를 하는 경우가 25회 관찰됐다. 두 종 사이에 적대적이거나 회피하는 행동은 관찰되지 않았다.
범고래가 얻는 이점: '도청 전문가'
범고래는 돌고래가 있을 때 자신들의 초음파(echolocation) 사용을 줄이거나 침묵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범고래가 돌고래의 초음파 탐지 신호를 도청(eavesdrop)하여 치누크 연어(Chinook salmon)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치누크 연어는 범고래의 주 먹이이며, 돌고래가 통째로 삼키기에는 너무 큰 먹이다.
돌고래가 얻는 이점: '잔반 처리반 및 보디가드'
범고래가 연어를 잡아 찢어 먹을 때, 돌고래들이 주변에 남아 남은 부스러기(scraps)를 먹는 장면이 관찰됐다. 돌고래가 혼자 잡기 힘든 큰 연어 조각을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또한 돌고래가 이 지역의 다른 포식성 범고래 무리(일시적 범고래, Transient killer whales)로부터 보호를 받는 이점을 얻을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상호 이익을 위한 협력
이 연구는 두 종의 행동이 시간과 공간적으로 조정된 먹이 찾기 행동을 보이며, 우연한 동행이 아닌 기회주의적인 협력 관계임을 시사한다.
범고래는 돌고래의 도움으로 주요 먹이인 연어를 더 쉽게 찾을 수 있고, 돌고래는 범고래가 잡은 먹이의 잔해를 얻고, 잠재적인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이 발견은 해양 포유류, 특히 최상위 포식자들 사이에서 종을 초월한 협력 관계가 예상보다 더 복잡하고 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