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멜리사에 투하된 것과 같은 NRD41 드롭존데. 드롭존데 기술은 NSF NCAR에서 개발하고 바이살라에서 제조한다. (사진: Holger Vömel/NSF NCAR)
지난달 허리케인 멜리사가 자메이카에 접근했을 때, NOAA 허리케인 헌터 항공기가 폭풍 깊숙이 드롭존데라는 기상 관측 장비를 투하했다.
각 드롭존데는 맹렬한 강풍과 쏟아지는 비를 뚫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며 기압, 온도, 습도, 바람에 대한 데이터를 항공기로 전송했다.
드롭존데 중 하나가 바다에 떨어지기 직전, 팀의 관심을 사로잡은 측정값을 보고했다. 바로 시속 252마일(약 400km)에 달하는 돌풍이었다. 드롭존데가 기록한 역대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 바람을 포착한 것인데, 기록으로 인정될지 판정만 남긴 상태다.
미국 과학재단 NCAR(National Center for Atmospheric Research)의 19일(현지시간) 발표에 따르면 미국 국립 허리케인 센터(National Hurricane Center)가 위성을 통해 항공기로부터 드롭존데 데이터를 수신하고 시속 252마일(약 400km/h)을 목도했다.
측정값을 확인하기 위해, 그들은 드롭존데를 개발한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산하 국립대기연구센터(NSF NCAR)의 연구원들에게 연락하여 데이터 분석을 요청했다.
NCAR의 선임 과학자이자 해당 기관의 드롭존데 프로그램 담당자인 홀거 뵈멜은 "NOAA가 강풍을 보고 우리에게 '이 수치가 믿을 만한가요?'라고 물었다. NOAA는 조종사와 연구원들이 이러한 측정값을 얻기 위해 말 그대로 목숨을 걸고 있다. 그들은 영웅이며, 그들이 얻은 측정값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데 우리가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고 말했다.
허리케인 내부에서 본 풍경
드롭존데는 NOAA와 같은 기관에서 허리케인이나 대기천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 발생 시 귀중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 사용하는 작은 원통형 장치다. 작은 낙하산 아래 수면으로 낙하하는 드롭존데 센서는 기상예보를 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수집한다.
50년 전, NCAR의 과학자들이 현대적인 드롭존데를 개발했고, 이후 수십 년에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다. 바이살라(Vaisala)에서 제조한 최신 버전인 NRD41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작동하는 드롭존데다.
허리케인 멜리사의 풍속을 검증하기 위해 뵈멜과 다른 NCAR 연구원들은 데이터를 면밀히 검토하고 품질 관리를 수행하는 애스펜(Aspen) 이라는 후처리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 했다.
그들은 보고된 수치가 물리 법칙과 허리케인의 전형적인 움직임을 따르는지 등을 확인했다. 이상 징후가 발견되지 않자, 측정값을 신뢰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허리케인 멜리사의 최대 풍속은 2010년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 메기의 최대 풍속 기록을 넘어섰다. 당시 드롭존데는 최대 풍속 248mph를 기록했다.
이전의 잠재적 기록들의 경우 항상 이와 같은 엄격한 시험을 통과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에는 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연구원들이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드롭존데로 수집된 수치에 상당한 문제가 있음을 발견하여 기록은 폐기되었다
폭풍을 정확히 파악해야 인명과 재산 피해 막을 수 있어
허리케인 내부에서 발생하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예보 및 비상 경보에 매우 중요하다. 다른 장비들은 기압, 온도, 습도, 바람과 같은 요소를 측정할 수 있지만, 허리케인 내부에서는 이 네 가지 요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다.
드롭존데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초당 2~4회 측정하여 연구자들이 허리케인의 단면을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다. 여러 개의 드롭존데를 동시에 투하하면 폭풍 내부에서 발생하는 상황과 그 경로에 있는 지역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전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멜리사의 경우 강풍과 폭풍 해일은 자메이카, 아이티, 그리고 다른 카리브해 국가들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혀 거의 100명이 사망했다. 폭풍이 제대로 예보되지 않았다면 피해 규모는 훨씬 더 심각했을 것이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