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몽크바다표범. NOAA

미국 하와이 대학 마노아 캠퍼스의 하와이 해양생물연구소 연구팀은 최근 하와이바다표범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한 수중 음성 체계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하와이대학 뉴스가 2025년 11월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과거 수족관 등에서 사육되는 개체를 통해 확인된 소리는 6가지에 불과했으나, 야생 상태의 하와이몽크바다표범을 4,500시간 이상 기록하여 분석한 결과 총 25가지의 뚜렷한 수중 음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새로운 의사소통 전략인 '결합 호출(Combinational Calls)'을 발견했다. 즉 바다표범, 바다사자, 바다코끼리 등을 포함한 기각류(pinniped) 중에서 최초로 여러 가지 소리를 연결하여 복합적인 메시지를 만드는 '결합 호출' 방식이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이들의 지능과 사회적 소통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높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또 바다표범이 먹이를 쫓거나 사냥하는 과정에서 내는 특유의 소리인 'Whine(칭얼거리는 듯한 소리)'을 발견했다. 이는 사냥 시에도 소리를 사용하는 매우 드문 사례다.

이들의 저주파 음성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발생하며, 특히 개체 수가 많은 지역일수록 소통 빈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하와이몽크바다표범이 내는 소리는 대개 1kHz 미만의 저주파 영역대다. 이는 선박 소음 등 인간이 만들어내는 소음과 겹치기 때문에, 해양 소음이 이들의 번식, 먹이 활동 및 생존을 위한 의사소통을 방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멸종 위기종인 하와이몽크바다표범의 생태를 이해하고 보호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소리(음향) 데이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