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감축은 비용 대비 6배의 효과를 본다는 논문이 나왔다. 제미나이 그림


메탄 감축은 단순히 환경을 보호하는 `그럴듯한 행동'이 아니라, 각국이 자국의 경제와 국민 건강을 위해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남는 장사'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25년 10월 30일자 Science지에 게재된 논문(Global methane action pays for itself at least six times over)에서다.

이 논문은 LSE(런던정치경제대학교) 그랜섬 연구소의 토마스 스토크(Thomas Stoerk) 박사팀이 주도한 연구로, 이전의 연구들보다 훨씬 정교한 경제 모델을 사용하여 메탄 감축의 경제적 가치를 재산정했다.

이에 따르면 단순히 기후 변화를 막는 경제적 이익만 따지면 비용 대비 편익이 약 3배다.

하지만 메탄 감축으로 인해 줄어드는 지표면 오존 농도 개선과 그에 따른 보건(건강) 증진 효과를 합산하면, 이익은 비용의 6배 이상으로 껑충 뛴다.

논문은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30% 줄이겠다는 '국제 메탄 서약(Global Methane Pledge)'을 이행할 경우, 2050년까지 매년 약 1조 달러(한화 약 1,300조 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탄을 성공적으로 줄일 경우, 아마존 열대우림의 고사 위험은 8%, 인도 몬순 체계의 붕괴 위험은 13% 가량 낮출 수 있다며 감축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메탄 저감이 중요한 이유

메탄(CH4​) 저감이 기후 위기 대응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카드'이자 '급행열차'로 불리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메탄은 이산화탄소(CO2​)보다 훨씬 적은 양이 배출되지만, 열을 가두는 능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배출 후 초기 20년 동안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더 강력하게 지구를 데운다.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 수백 년간 머물지만, 메탄은 약 12년이면 분해된다. 즉, 지금 메탄을 줄이면 우리 세대 안에 기후 변화 속도가 늦춰지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다.

돌째, 메탄은 대기 중에서 다른 화학 물질과 반응하여 지표면 오존(O3​)을 만든다. 이 오존은 성층권에 있을 때는 자외선을 막아주지만, 우리가 숨 쉬는 지표면에 있으면 '독'이 된다.

또 매년 수십만 명의 조기 사망을 초래하는 폐 질환, 천식의 원인이 된다.

오존은 농작물의 광합성을 방해한다. 메탄을 줄이면 전 세계적으로 밀, 쌀, 콩 등의 수확량을 연간 수천만 톤 늘릴 수 있다.

셋째, 경제적 수익성과 기술적 용이성이 크다. 메탄 저감은 투입 비용보다 얻는 이득이 훨씬 크다.

화석 연료 채굴 과정에서 새어 나가는 메탄은 결국 '천연가스' 그 자체다. 누출을 막으면 버려지는 자원을 다시 팔 수 있어 회수 비용의 상당 부분이 충당된다.

매립지 덮개 설치, 가축 사료 개선, 논의 물 관리 등은 거대한 탄소 포집 장치를 짓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즉각적으로 실행 가능하다.

이산화탄소 감축이 '지구 온난화의 종착역'을 바꾸는 장기전이라면, 메탄 감축은 '지구 온난화의 속도'를 줄여 우리가 대응할 시간을 벌어주는 단기전이다.

현재 지구 온난화의 약 30%는 메탄 때문에 발생했다. 메탄을 줄이지 않고서는 파리 협정의 1.5°C 목표 달성은 불가능에 가깝다.

"메탄 감축이 가져올 경제적 이득을 정확하게 계산"

이 논문의 가장 핵심적인 발견은 메탄 감축이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인류에게 막대한 경제적 보상을 주는 '최고의 투자'임을 수치로 증명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인 4가지 핵심 발견은 다음과 같다.

연구팀은 최신 경제 모델을 사용해 메탄 감축의 비용과 편익을 분석했다. 메탄 배출을 줄이는 데 드는 비용 1달러당, 사회 전체가 얻는 이득은 최소 6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 어떤 기후 대책보다 효율적인 투자이며, 환경 보호는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기존의 고정관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과거 연구들은 기후 변화 완화 효과에만 집중했지만, 이 논문은 지표면 오존 감소로 인한 혜택을 정밀하게 계산했다.

메탄을 줄여 오존 농도가 낮아지면 매년 수만 명의 조기 사망을 예방하고 수백만 건의 천식 관련 병원 방문을 줄일 수 있다.

이 건강 증진 효과를 화폐 가치로 환산했을 때, 전체 편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6배 수익률'을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논문은 메탄 감축이 지구의 치명적인 물리적 임계점을 늦추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혔다.

메탄 배출량을 30% 감축할 경우, 아마존 열대우림의 대규모 고사(Dieback) 위험을 약 8% 낮추고, 인도 몬순의 급격한 변화 위험을 13% 감소시킬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온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인류 문명을 지탱하는 거대 생태계의 붕괴를 막는 '보험'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메탄 감축으로 인한 이득(보건 개선, 농작물 수확량 증가 등)은 고소득 국가보다 저소득 및 중저소득 국가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메탄 행동은 기후 정의를 실현하고, 전 지구적인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이 논문은 메탄 감축을 위해 당장 행동에 나서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1조 달러(한화 약 1,300조 원)의 손실을 막는 길임을 과학적으로 못 박았다. 즉, 메탄 감축은 비용이 아니라 자산 보호라는 것이 이 논문의 최종 결론이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