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처럼 생긴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낮은 온도, 높은 압력의 심해에서 퇴적물 사이에 존재하는 모습. 북극해 심해에서 관찰된 가스 하이드레이트와는 무관하다. 출처=NOAA Ocean Exploration, Northeast U.S. Canyons Expedition 2013.

북극 그린란드해 몰로이 해령 3640m 깊이에서 심해 가스하이드레이트 퇴적층과 화학합성을 하는 생물군이 발견됐다.

이를 알린 논문은 북극해에서 가장 깊은 해령 중 하나인 몰로이 해령을 탐사했는데, 지질학적·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발견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논문은 2025년 12월 17일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그린란드 몰로이 해령 깊이 3640m에서 발견된 심해 가스하이드레이트 퇴적층 및 화학합성 생물군'(Deep-sea gas hydrate mounds and chemosynthetic fauna discovered at 3640 m on the Molloy Ridge, Greenland Sea)이다.

이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북극해 수심 3640m라는 초심해에서 메탄가스가 분출되는 냉수 용출지를 발견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북극권 용출지 중 가장 깊은 곳이며, 극한의 고압과 저온 환경에서 탄화수소가 어떻게 거동하는지 보여준다.

연구진은 해저면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 구조물을 발견하고 이를 '프레이야 구릉'이라 명명했다.

이 구릉은 심해 지각 아래에서 올라온 메탄이 차가운 바닷물과 만나 얼음 같은 고체 형태로 굳어지며 형성되었다.

이 구릉들은 단순한 암석이 아니라 메탄을 품은 '얼음 언덕'이며,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는 또 화학합성 생태계 (Chemosynthetic Fauna)를 찾았다. 햇빛이 전혀 없는 이곳에서 생태계를 유지하는 에너지는 광합성이 아닌 화학합성이다.

메탄과 황화물을 영양분으로 전환하는 박테리아와 공생하는 관벌레(Tubeworms, 특히 Sclerolinum contortum) 군집이 대규모로 발견되었다.

이외에도 심해 달팽이, 특이한 형태의 갑각류, 그리고 용출지 주변에 서식하는 다양한 심해어들이 관찰되었다. 이는 이 구릉이 심해의 '오아시스'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음향 탐지기를 통해 해저에서 분출된 메탄 가스 기둥(Flare)이 해저면에서 약 3000m 이상 솟구쳐 오르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심해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해양 중간층의 화학 성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일부는 대기 중으로 방출될 가능성도 시사한다.

가스 하이드레이트가 주목되는 이유는

가스 하이드레이트(Gas Hydrate)는 낮은 온도와 높은 압력 상태에서 물 분자가 메탄 분자를 가두어 형성된 얼음 모양의 고체 결정이다. 일명 '불타는 얼음(Burning Ice)'으로 불린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가장 먼저 손꼽힌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1입방m를 분해하면 약 160 입방m 이상의 천연가스(메탄)를 얻을 수 있다.

전 세계 매장량이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 연료(석유, 석탄, 천연가스) 전체 매장량의 약 2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화석 연료가 부족한 국가들의 해저에도 널리 분포해 있어 에너지 자립의 핵심 열쇠로 여겨진다.

석유나 석탄에 비해 환경 오염이 적다. 연소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의 양이 석탄의 절반, 석유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황산화물이나 질소산화물 같은 대기 오염 물질 배출도 매우 적어 '브릿지 에너지(Bridge Energy)'로서 가치가 높다.

역설적으로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기후 시한폭탄'으로 불리며 환경 보존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약 25~80배나 더 강하다. 지구 온난화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 하이드레이트가 녹으면, 막대한 양의 메탄이 대기로 방출되어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해저 지층을 지탱하던 하이드레이트가 기체로 변해 빠져나가면 지반이 약해져 해저 산사태나 쓰나미를 유발할 위험이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인류의 에너지난을 해결할 '꿈의 자원'인 동시에, 잘못 관리되거나 온난화로 방치될 경우 '지구의 재앙'이 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다. 이 때문에 현재 한국을 포함한 많은 국가가 안전한 채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상용화?

가스 하이드레이트는 현재 상용화 전 단계인 '시험 생산 및 실증' 단계에 머물러 있다.

상용화가 늦어지고 있는 구체적인 이유는 기술적 한계 및 높은 생산 비용에 있다.

고체 형태인 하이드레이트를 가스로 분해하려면 압력을 낮추거나(감압법) 열을 가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어 경제성이 떨어진다.

해저에서 하이드레이트를 추출하면 지지하고 있던 지반이 무너져 내릴 위험(해저 산사태)이 커 기술적 안전 장치가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술 경쟁이 치열하며, 특히 아시아 국가들이 앞서 나가고 있다.

중국은 2017년과 2020년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시험 생산에 성공했으며,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지속적인 시추와 인프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일본은 난카이 해령에서 수차례 해상 시험 생산을 마쳤으며, 최근 미국(알래스카)과 협력하여 육상 동토 지역에서 장기 생산 시험을 통해 경제성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동해 울릉분지에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을 확인했으며, 채굴 시뮬레이션 기술 및 환경 영향 평가를 거쳐 독자적인 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에 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