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미토리시마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이 내년 1월 태평양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인근 해저에 매장된 희토류에 대한 기본적인 시험 굴착을 개시한다.
27일 일본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기관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탐사선은 미나미토리시마 남동 앞바다 150㎞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수심 약 6천m에 도달하는 파이프로 희토류를 포함한 심해 진흙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험적으로 벌인다.
이 사업은 일본 정부의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일본의 경제 안보와 자원 자립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시험 시기는 2026년 1월 11일 ~ 2월 14일 약 한 달간이며 장소는 도쿄에서 남동쪽으로 약 1,900km 떨어진 미나미토리시마 인근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 해역이다.
약 6,000m의 초심해저를 대상으로 한다.
지구심부탐사선 '치큐(ちきゅう, Chikyu)'호가 투입된다.
수심 6,000m 해저까지 긴 파이프를 내려보내고, 파이프 끝에 달린 굴착 장치를 이용해 희토류가 포함된 진흙을 바닷물과 함께 빨아올리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심해 연속 채취 시험이다.
시험 기간 동안 하루 약 350톤의 진흙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검증하는 것이 목표다.
채취된 진흙은 수분이 많아 운반 효율이 낮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2027년까지 미나미토리시마에 세탁기 탈수 원리를 이용한 진흙 처리 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다. 여기서 부피를 5분의 1로 줄인 뒤 본토로 이송하게 된다.
2027년 2월에 대규모 실증 시험을 거쳐, 202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인 민간 활용 및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이 같은 행보는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70%를 점유하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미나미토리시마 주변에는 전기차 모터용 자석에 필수적인 디스프로슘, 원자로 제어봉에 쓰이는 가돌리늄 등 약 1,600만 톤 이상의 희토류가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이번 행보는 중국의 자원 독점을 깨뜨려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를 촉진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는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중국과는 자원 주권을 둘러싼 긴장감을 높이는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