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9일 노조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고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노조법상 사용자 개념과 노동쟁의 범위를 확대하고,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청구권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부당해고나 해고자 복직과 같이 사법 절차를 거쳐 해결해야 할 문제는 물론, 투자 결정과 사업장 이전 등 사용자의 경영상 판단까지 쟁의행위 대상이 될 수 있다.
또 개정안은 노조가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사실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했다.
민주당은 9일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본회의 상정에 앞서 8일 의원총회를 열고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노란봉투법 처리 등에 맞서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의원들에게 대처 방안을 공지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를 시작한 뒤 24시간이 지나면 종결투표를 해야 하므로 종결투표 시점에 179명이 본회의장에서 투표에 참여해야 하니 처리 시점에 본회의장에 있어야 한다고 알린 것이다.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박주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SBS 라디오에서 "법안이 제출되고 심의될 때 관계 기관에서 의견서를 제출하는데, 20년 넘게 법원에서 차곡차곡 축적돼온 노동 관련 판례를 반영한 정도에 불과하다는 의견서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제6단체는 한목소리로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입법 중단을 촉구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8일 국회에서 '노동조합법 개정안 입법 중단을 촉구하는 경제6단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경제6단체는 입법 중단을 주장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법체계 근간이 흔들리고 노사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법안 통과 시 대통령 거부권까지 건의할 계획이다.
경제계는 "개정안은 노사관계를 파탄 내고, 산업 생태계를 뿌리째 흔들어 미래 세대 일자리까지 위협하는 악법"이라며 "국회가 개정안 입법을 중단해야 최소한 나라의 기업과 경제가 무너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법 개정안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하도급 회사 노조가 원도급 업체를 상대로 한 쟁의행위가 가능하다. 자동차와 조선 등 국내 제조업이 업종별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된 상황에서 원도급 기업을 상대로 끊임없는 쟁의행위가 발생하면 원도급·하도급 간 산업 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주장이다.
경제6단체는 "원도급 기업은 국내 협력업체와 거래를 단절하거나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 국내 산업 공동화가 현실화되고 중소기업 근로자는 일자리를 상실할 것"이라며 "특히 수백 개 하도급 업체 노조가 원도급 사업주에 교섭을 요구하면 산업현장은 극도의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경제계는 "개정안은 노동쟁의 개념을 확대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제한해 산업현장이 무법천지가 될 것이 자명하다"고 밝혔다.
가뜩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다 지정학적 갈등, 유가상승 등으로 세계경제가 풍전등화 직전까지 몰려있는데, 국가경제를 뒤흔들 여지가 큰 법안을 굳이 강행 통과시키려는 행태는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을만 하다.
여당이 김포시의 서울 편입, 공매도 잠정 중단 등으로 여론을 움직이고 있는데 따라 야당이 여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강행하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표밭인 노동계의 환심을 사기 위한 행태라고 비판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뉴스커런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