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화력발전소에서 솟아오르는 연기기둥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기록적인 속도로 증가했으며, 3.7ppm 상승했다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데이터 분석 결과가 최근 `조용히' 세상에 나왔다. NOAA는 이 발견을 공식적인 보도자료 대신 페이스북과 X(구 트위터)에서만 간략히 언급했다.

아마도 기후변화 스토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거부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과정은 어찌됐든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급증이 `지구 시스템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더 크게 받기 시작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자연 생태계가 더 이상 충분한 탄소를 흡수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 역사를 돌아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는 산업혁명 이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약 280ppm 수준이었다가 1990년대에는 약 350ppm을 돌파했다. 2024년에는 평균 424.61ppm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5년 3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428.15ppm이 측정되기도 했다.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는 주로 화석 연료 사용, 삼림 벌채, 산업 활동에 의해 촉진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화석연료 사용인데, 석탄·석유·천연가스를 태우면서 대기 중으로 CO₂가 방출된다.

제조업 생산과정에서도 CO₂가 배출되고 삼림 벌채를 통해서도 배출된다. 나무는 CO₂를 흡수하지만, 벌채로 인해 흡수능력이 감소하고, 나무가 썩거나 불타면서 CO₂가 방출된다.

자연 현상으로도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늘어난다. 숲이나 바다는 CO₂를 흡수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흡수 능력이 저하되고 있는게 문제다.

요새 산불이 증가하고 있는데, 산불이 발생하면 나무가 타면서 대량의 CO₂가 방출된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진 바다는 CO₂를 덜 흡수하고, 기존에 저장된 CO₂를 방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2024년 CO₂ 농도 증가율이 예년보다 높은게 자연 생태계의 탄소 흡수 능력이 약화된 결과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의 지속적인 증가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는 점에서 악순환이다. CO₂는 열을 가두는 역할을 하며, 농도가 증가할수록 지구 평균 기온이 상승한다.

폭염, 가뭄, 홍수, 허리케인 등의 빈도가 증가하고 강도가 강해질 수 있다.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해안 지역이 침수될 위험이 커진다. 해양 산성화로 인해 산호초가 파괴되고, 육상 생태계에서도 농업 생산성이 저하되고, 식량 공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인류가 해야 할 일은 자명하다.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친환경 에너지를 적극 활용하여 화석 연료 사용을 줄여야 한다. 배출된 CO₂를 포집하여 저장하거나 활용하는 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간 협력을 통해 탄소배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예컨데 파리협정 같은 것들인데, 2015년 체결된 이 협약은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1.5°C 이하로 제한하는 목표를 설정하고, 각국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s)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후변화를 사기로 규정하고, 관련된 연구개발을 압박하고 있고, `Drill Baby Drill'을 외치며 화석연료 채굴을 독려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태계를 장악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미국 역시 야당인 민주당이 환경보전에 무게를 두고 있고,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을 지닌 소비자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인 조류에서 완전히 이탈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증은 기후변화를 막기위해 당장 행동해야 한다는 너무나 당연한 명제를 상기시킨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