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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낮 파리 튈르리 정원 근처를 지가는 관광객들이 우산으로 더위를 피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유럽에 연일 고온 건조한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사망자도 늘고 있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이번 폭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프랑스 내 사망자는 지금까지 총 3명이다.

곳에 따라 낮 기온이 최고 40도를 넘나든 1일(현지시간) 동부 브장송에서 50대 노숙자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외상이나 타박상의 흔적이 전혀 없었다"며 폭염 탓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한다.

같은 도시에서 그 전날에도 35세 토목공사 근로자가 퇴근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동료들은 그가 이날 업무 중 여러 차례 더위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1일 오후 6시께 파리 근교 베르사유궁 정원에서는 가족과 함께 여행 온 미국인 10대 소녀가 심정지로 쓰러진 뒤 숨졌다. 이 소녀는 평소 심장 질환을 앓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소녀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에 착수했다. 일간 르파리지앵은 현장에서 수집된 초기 정보를 토대로 이날 오후 기록된 높은 기온이 사망사고의 원인일 수 있다고 전했다.

아녜스 파니에 뤼나셰르 프랑스 환경 장관은 2일 "1일에만 300명 이상이 응급 구조대의 치료를 받았고 열로 인한 급성 이상 증세로 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측근들은 장관의 발언이 공식적인 정부 발표가 아닌 언론 보도를 인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트린 보트랑 보건장관은 이날 BFM TV에 "아직 폭염의 피해를 집계하기엔 이르다"며 며칠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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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찾아 온 이탈리아 로마 도심을 지나는 행인.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페인에서는 1일 카탈루냐주 타라고나 인근에서 2세 아이가 폭염 속에 차 안에 수 시간 동안 방치됐다가 숨졌다.

경찰 대변인은 "모든 정황이 아버지의 소홀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며 "아이는 아침 내내 햇볕이 직접 내리쬐는 차 안에 혼자 남겨져 있었고 생존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성인이라도 숨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스페인 북동부 지역에서는 산불까지 발생해 카탈루냐주 예이다에서 2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28일 코르도바에서 노동자 1명, 바르셀로나에서 공무원 1명이 사망했는데 이들의 사인도 열사병으로 추정된다.

이탈리아에서도 지난달 30일 에밀리아로마냐의 건축 현장에서 일하던 47세 남성이 쓰러져 숨졌고, 1일에는 또 다른 건축 현장에서 노동자 2명이 쓰러져 1명은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알리안츠 리서치는 최근 폭염으로 올해 유럽의 경제 성장이 0.5%포인트, 전 세계적으로 0.6%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6%포인트 감소하는 것을 비롯해 중국, 이탈리아, 그리스가 약 1%포인트, 스페인이 1.4%포인트 손해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