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해양 미세조류가 내뿜는 기체가 대기중 미세입자를 생성, 햇빛 반사율을 높히는 메카니즘이 규명됐다. <극지연>
북극이 기후변화의 피해지역이지만, 동시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구의 회복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곳임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지연구소(소장 신형철)는 북극에서 지구 스스로 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자연적 조절 메커니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북극은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중위도보다 3~4배 강하다고 알려졌다.
북극이 따뜻해지면 바다를 덮고 있는 해빙이 줄고, 식물성 플랑크톤 등 미세조류의 생장은 촉진된다. 이 영향으로 대기 중 미세입자 생성이 활발해지는데, 미세입자는 태양 에너지를 산란시키거나 반사하는 구름 형성을 유도해 지표 온도를 낮추는 ‘기후 냉각 효과’를 유발할 수 있다.
극지연구소 장은호ㆍ윤영준 박사 연구팀은 한림대학교 박기태 교수, 포항공과대학 이기택 교수 연구팀, 스페인 국립과학위원회, 스웨덴 스톡홀름대학교, 이탈리아 피렌체대학교 등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연구팀과 북극 다산과학기지 인근 제플린 관측소에서 2010년부터 약 10년간 축적된 DMS, 미세입자 관측 자료와 위성 기반의 식물플랑크톤ㆍ해빙 자료 등을 종합 분석했다.
DMS(dimethyl sulfide, 디메틸황)는 북극 미세조류가 내뱉는 황 성분의 기체로, 형성된 지 1년 미만의 해빙인 일년빙에서 주로 방출되는 할로겐 산화제와 반응해 미세입자 생성에 기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관측 결과, DMS가 대기 중 미세입자로 전환되는 효율은 봄철, 일년빙에서 가장 높았다. 이는 최근 북극 온난화로 일년빙 비중과 미세조류 생물량이 동시에 증가함에 따라 미세입자 형성도 활발해지고 있음을 시사하며, 그 결과 ‘기후 냉각 효과’가 강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해양 미세조류에서 기원한 DMS가 대기 중 미세입자로 전환되는 전 과정을 입증한 사례로, 기후변화가 오히려 자연 유래 기후냉각 물질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과학적 시각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의 해양·극지기초원천기술개발사업 「북극권 대기-동토-피오르드연안 대상 빅데이터 기반 기후환경변화 대응 연구」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저명학술지(Environmental Research)에 게재됐다.
d.o.i: https://doi.org/10.1016/j.envres.2025.122024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