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디론댁 호수 <코넬대>


미국 뉴욕주 애디론댁 호수에서 침입 종 스몰마우스 베스를 근절하기 위한 수십 년간의 노력은 놀라운 결과로 이어졌다.

베스는 빠르게 진화하여 더 빨리 성장하고 조기 번식에 나섰고, 그 결과 개체 수가 더욱 증가했다. 다만 베스 평균 크기는 작아졌다.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6월 9일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매년 베스 개체 수의 4분의 1을 제거해야 하는 압력에 대응하여 5인치 이하의 작은 베스 개체 수는 증가한 반면, 12인치 이상의 큰 물고기는 대부분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코넬크로니클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의하면 문제의 스몰마우스 베스는 1900년대에 애디론댁 산맥 전역에 널리 유입되어 여러 호수를 점령했다. 스몰마우스 베스의 침입으로 토착 어종이 감소하고, 같은 먹이를 두고 경쟁하는 강송어와 호수송어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외래종의 침입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면과, 특정 종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식물과 곤충 개체군이 제초제나 살충제 사용에 반응하여 진화한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알려져 왔지만, 식물과 동물을 수동으로 제거하는 행위가 그러한 적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망률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베스 개체군은 빠른 생존과 조기 성숙의 전략으로 전환되었다.

스몰마우스 베스 <캐나다 정부>

이 연구의 수석 저자 중 한 명인 피터 맥킨타이어 박사는 "25년 전, 코넬 대학교 애디론댁 어업 연구 프로그램은 호수에서 스몰마우스 베스를 기능적으로 박멸할 수 있는지 시험하기 시작했다. 왜 답이 '아니오'인지 증명하는 데 25년이 걸렸다. 스몰마우스 베스는 인간을 따돌리기 위해 진화했다"고 코넬크로니클에 말했다.

자연자원학 교수이자 연구 공동 저자인 클리프 크래프트는 2000년부터 애디론댁 산맥의 리틀 무스 호수에서 베스 억제를 위한 보트 전기 낚시를 시작했다. 이 낚시는 발전기를 사용하여 물에 전기를 공급하고 물고기를 일시적으로 기절시키는 방식이다. 과학자들은 포획된 모든 베스를 제거했다.

또 다른 연구원은 "매년 호수에서 수천 마리의 베스를 제거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하여 결국 멸종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처음 1~2년 동안은 그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동시에 토종 어류의 개체 수가 회복되기 시작했고, 호수 송어의 성장률도 증가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몇 년 후, 연구자들은 어린 베스 개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크래프트가 1995년부터 수집한 스몰마우스 베스 조직 샘플을 통해 가능해진 유전자 분석 결과, 어류 제거에 따른 선택 압력으로 인해 2000년에서 2019년 사이에 세 개의 염색체에 걸쳐 유전자에 극적인 유전적 변화가 발생했음을 밝혀냈다.

코넬 대학의 전 수생 생태학자이자 현재 아이오와 주립 대학의 조교수인 토미 데트머가 주도한 두 편의 논문에서는 베스 제거 노력이 토종 어류와 베스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맥킨타이어 연구실 박사과정생인 몬태나 에어리가 공동으로 주도한 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거의 모든 토종 담수어 개체수가 처음에는 회복되었음을 발견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모니터링 결과, 10년 후 일부 어류 개체수는 긍정적인 반응을 유지했지만, 다른 어류는 스몰마우스 베스가 호수를 지배했을 때와 같은 낮은 개체수로 되돌아갔다.

이 연구 결과는 애디론댁 산맥의 개울과 호수 송어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맥킨타이어는 송어들이 여름철에 피난처로 삼는 차갑고 깊은 수심의 산소량 감소와 수온 상승으로 위협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제 베스와 먹이를 두고 경쟁해야 하는 부담까지 안고 있다고 말했다.

침입종 관리 전략 다시 짜야

이번 연구 결과는 침입종 관리에 대한 점검을 요구한다. 침입종을 통제하기 위한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제거 노력이 종에게 강력한 선택 압력으로 작용하여, 통제 노력을 회피하도록 진화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 경우, 어리고 빠르게 번식하는 유전적 특성이 선택되어 개체군을 줄이려던 의도와 달리 개체수가 오히려 증가하는 '히드라 효과(Hydra effect)'를 일으켰다.

장기적인 침입종 관리 계획을 세울 때, 해당 종의 빠른 진화적 잠재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며, 제거 방식이 목표 종의 생활사(life history) 특성(성장률, 성숙 시기 등)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예측해야 한다.

논문과 전문가 의견은 현재의 '연 2회'라는 고정된 제거 타이밍이 진화의 '촉매제'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관리 노력의 시기와 강도를 불규칙하게 변화시키거나, 제거 방식을 다양화하여 특정 유전형에 대한 선택 압력을 분산시키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진화적 적응을 막는 방향으로 관리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 연구가 필요하다

코넬대학 연구팀이 20년 이상 생태학적 및 유전적 데이터를 꾸준히 수집했기 때문에 이러한 빠른 진화 현상을 포착하고 그 메커니즘을 유전자 수준에서 입증할 수 있었다.

침입종 관리의 성공 여부를 단기적인 개체수 변화로만 판단해서는 안 되며, 예상치 못한 진화적 반응을 이해하고 대처하기 위해서는 장기간에 걸친 생태 및 유전 모니터링이 필수적임을 시사한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