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극해에서 발견된 육식 스펀지 <사진=일본 재단>


일본재단-넥톤 해양 센서스(Nekton Ocean Census)는 지구에서 가장 외딴 지역 중 한 곳에서 육식성 `데스볼'(death-ball) 해면을 포함해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심해 종 30종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이번 발견은 슈미트 해양 연구소(Schmidt Ocean Institute)와 함께 2025년에 진행한 두 차례의 항해에 따른 것이며 , 칠레 푼타아레나스 마가야네스 대학교(Universidad de Magallanes )에서 주최한 남극해 종 발견 워크숍(2025년 8월)에서 검증됐다.

하이라이트는 새로운 포식성 해면동물(Chondrocladia sp. nov.) 발견이다. 이 해면동물은 구형에 작은 갈고리로 덮여 있어 먹이를 잡아먹는데, 이는 대부분의 해면동물이 하는 온순하고 수동적인 여과 섭식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공처럼 둥근 기관의 역할은 `생식'(Reproduction)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데스볼 스펀지(Chondrocladia sp. nov.)는 식육성 해면류(Cladorhizidae 과)에 속하며, 이들 그룹의 다른 종에 대한 연구를 통해 둥근 구조물의 기능을 유추할 수 있다.

같은 속(Chondrocladia)의 다른 종(예: Chondrocladia lyra)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지(branch) 끝에 있는 부풀어 오른 공 모양의 구조(swollen ball)는 정포(spermatophore, 정자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생산하고 방출하는 장소다.

새로 발견된 `Death-Ball' 스펀지 역시 이와 유사하게 구형의 몸체 내에서 생식 기능을 수행하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 둥근 기관은 해면의 번식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요약하자면, 작은 갈고리가 먹이를 잡는 포식 기능을 담당한다면, 둥근 몸체는 종의 유지를 위한 생식 기능을 담당하는 주요 구조일 가능성이 높다.

넥톤 재단의 해양 센서스를 이끌고 있는 일본 재단의 전무이사 미츠유키 운노는 "오션 센서스는 우리 세계의 미지의 세계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탐사를 통해 우리는 획기적인 종 발견을 해냈다"고 말했다.

사우스 샌드위치 제도에서 새로운 종을 찾기 위한 탐사는 화산 칼데라, 사우스 샌드위치 해구, 그리고 몬태규 섬과 손더스 섬 주변의 해저 서식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14개 동물군(문)에 걸쳐 약 2000개의 표본과 수천 장의 고화질 이미지, 그리고 수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수집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약 700m 깊이의 새로운 열수 분출구와 화학 합성 군집, 다채로운 산호 정원, 폭발적인 해저 화산 활동의 증거, 그리고 어린 거대오징어의 최초 확인 영상 등이다.

또한, 해양 센서스 과학 네트워크 소속 연구원 3명이 벨링스하우젠 해에서 R/V 팔코르(Falkor)호를 타고 진행한 탐사를 지원 했다. 2025년 1월, 조지 6세 빙붕에서 A-84(약 510km²) 빙산이 분리되자, 이 선박은 새롭게 드러난 해저로 방향을 전환하여 약 150m 두께의 얼음 아래에 잠겨 있던 해역을 최초로 탐사했다.

일본재단-넥톤 해양 센서스의 과학 책임자인 미셸 테일러 박사는 "남극해는 여전히 샘플링이 부족하다. 현재까지 이번 탐사에서 수집된 샘플의 30% 미만만 평가했다. 따라서 30종의 새로운 종을 확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생물다양성이 아직 기록되지 않았는지 알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윤구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