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진흥공사는 우리나라 경제 규모에 비해 해상 운송력이 부족, 일본·싱가포르 등 경쟁국과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20% 이상의 선복 확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해양진흥공사.


우리나라가 해상 공급망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정책금융 확대, △노후 선대 교체, △해외 전략 거점(터미널) 확보, △컨테이너 박스 자립화 등 다각도의 전략적 투자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해양진흥공사에서 최근 발간한 대한민국 해상 공급망 종합 진단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 속에서 우리나라 해운·항만·물류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제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우리나라는 2021년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해운국으로 올라선 뒤 2025년까지 그 지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배선대의 평균 선령이 22.3년으로 일본(16.2년), 중국(14.6년) 등 경쟁국에 비해 매우 높으며, 신조 발주 잔량은 주요 10개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발주량 부족으로 인해 향후 이탈리아 등에 밀려 글로벌 순위가 5위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친환경 전환도 더디다.

우리나라는 현존선 기준 친환경 선종 보유량에서 세계 5위권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향후 10년 내 글로벌 해운시장이 친환경 선복 구조로 급격히 전환될 전망이나, 한국(11.3%)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전환 속도는 유럽 국가들(프랑스 47.5% 등)에 비해 완만할 것으로 예측된다.

벌크선 항만물류는 특정 품목 및 국가 의존도 탈피가 필요하다.

곡물의 경우 국내 터미널의 70% 이상이 30~50년 된 노후 시설이며, 해외 터미널 확보 미흡으로 수입량의 1~2%만 자사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

원유 수입의 72%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하며, 해외 터미널 활용 비중도 3~5%로 중국(35~45%)이나 일본(20~25%)에 비해 매우 낮다.

미국, 브라질, 호주 등 전략 거점의 터미널 지분을 확보하고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컨테이너선 시장 재편 및 성장 정체에 대비해야 한다.

MSC의 단독 체제 전환과 새로운 얼라이언스(Gemini, Premier 등) 출범으로 글로벌 해운 지형이 재구성되고 있다.

이와함께 지난 10년간 대만 선대가 77.7%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2.2% 성장에 그쳐 성장이 정체된 모습이다.

초대형선 위주의 효율적 운영과 얼라이언스 내 포지셔닝 강화가 필요하다.

컨테이너 터미널 네트워크 복구가 시급하다.

과거 한진해운 파산 이후 롱비치 터미널 등 핵심 해외 자산을 상실하며 글로벌 위상이 급락했다.

이에 현재 해외 터미널 진출은 소수 지분 참여 형태가 많아 운영권 확보와 비용 통제에 한계가 있다.

정책금융과 민간 자본을 결합하여 신흥 시장 및 전략 거점의 항만 운영권을 확보하는 '공급망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

컨테이너 박스 제조 및 리스 자립화도 필요하다.

우리 선사들은 선복량 대비 1.5배의 컨박스를 보유 중이나, 글로벌 수준(1.7배)에 도달하려면 약 29만 TEU가 더 필요하다.

문제는 신조 컨테이너의 경우 중국 제조사에, 리스 조달은 외국계 리스사에 전량 의존하고 있는 구조적 취약점이 있다.

국내 컨테이너 제조업체를 육성하고, 공공 주도의 리스 사업을 통해 해외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