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구현기자
승인
2023.11.12 12:53 | 최종 수정 2023.11.12 17:20
의견
0
탈중국을 감행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중 갈등에 따른 지정학적 변수에 글로벌 기업들이 위험을 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내 규제 강화, 정책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차이나리스크'가 기업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으로 커지고 있는 점도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기업마저 중국을 등지고 있다. 미·중 갈등 이후 관세를 비롯한 무역장벽이 높아지면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려는 중국 기업이 중국 밖으로 생산시설을 옮기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다.
10일 중국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중 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업들의 탈중국 행렬이 거세지면서 중국의 3분기 직접투자 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공개된 중국의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중국의 3분기 직접투자 부채는 118억달러(약 15조5000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중국 외환당국이 1998년 관련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첫 적자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이 중국에 신규 투자나 재투자를 중단하고 오히려 기존에 투자했던 자금을 회수하며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일본 자동차기업 미쓰비시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혼다와 닛산은 중국 공장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애플은 중국에 집중됐던 아이폰 생산기지를 인도 등으로 다변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기업마저 탈중국 행렬에 줄을 섰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기업인 BOE는 베트남에 공장을 건설했고, 가전기업 하이센스는 멕시코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최대 민영 자동차업체인 지리그룹 계열 전기차 기업인 폴스타는 2025년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한다.
다시금 지정학의 시대다.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 같은 단순한 논리로는 국가의 명운을 개척해 나갈 수 없다. 국가의 안위가 흔들리면 경제는 설 땅이 없어지게 마련이다.
우리나라는 통상 60~70년마다 지정학적 고비를 넘어왔는데, 역사의 교훈을 되살려 이번 파고를 무난히 돌파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윤구현기자
저작권자 ⓒ 뉴스커런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