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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오라클의 '스타게이트' 협력으로 건설 중인 미국 텍사스주 애빌린의 데이터센터 부지 항공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지구 온도 상승은 전 세계 100대 데이터센터 허브 중 절반 이상의 회복력에 점점 더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냉각 수요 증가로 인해 물과 전기 수요가 증가하여 비용이 상승하고,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능력이 낮은 지역에서의 정전 발생 가능성에 노출될 것이라는 얘기다.
데이터 센터는 예비 발전기와 같은 복원력 강화 조치를 설계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건설되며, 물과 에너지 효율도 향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분석에 따르면 기온 상승과 데이터 저장, 클라우드 컴퓨팅 수요 급증으로 인해 기후 변화의 압력이 이 인프라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글로벌 위험분석 회사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Verisk Maplecroft)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기온 상승으로 데이터 센터 냉각 요구 급증
이에 따르면 폭염은 이미 데이터 센터에 큰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 극심한 기온 상승 시, 운영자는 과열로 인한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서버를 강제로 종료해야 할 경우가 있으며, 이는 서비스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22년에는 영국과 미국에서 여름 폭염으로 인해 여러 데이터 센터가 오프라인 상태가 되어 클라우드 기반 서버에 의존하는 기업들이 큰 차질을 빚었다.
한 지수(Cooling Degree Days Index)는 건물의 냉방 요건을 유발하는 임계값을 초과할 가능성이 있는 기온의 빈도와 양을 측정하는데, 현재 상위 100개 데이터센터 허브 중 56%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위험도로 평가되지만, 고배출 시나리오(SSP585)에서는 이 비율이 2040년까지 68%, 2080년까지 80%로 증가한다.
이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허브의 약 4분의 3이 매년 더 오랜 기간 동안 상당히 증가하는 냉방 수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물과 에너지 사용량과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상위 100대 데이터센터 허브는 2030년부터 2080년까지 평균 냉방해야하는 날짜가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계 데이터 센터 허브의 절반 이상이 물 문제에 직면"
많은 데이터센터에서 냉각의 핵심 요소는 물이지만, 전기 생산을 통한 간접적인 물 사용량 또한 상당하다. 평균적인 중형 데이터센터는 하루에 약 30만 갤런(140만 리터)의 물을 사용하며,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러한 요구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분석에 의하면 2030년까지 전 세계 데이터센터 허브의 52%가 연간 총 가용 유량 대비 총 물 사용량을 평가하는 물 스트레스 지수(Water Stress Index)에서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위험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2050년까지 이 수치는 58%로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와 기온 상승으로 인한 물 사용량 증가를 고려할 때, 물 부족은 기업의 IT 및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공급망에서 회복탄력성과 지속가능성을 저해하는 양날의 검과 같은 위험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위험은 가용성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 정치적 영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지역 사회와의 물 접근성을 둘러싼 갈등은 불안을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정치적 이슈로 이어질 수 있다.
당연하게도 중동은 물 부족 위험에 가장 많이 노출되어 있으며, 아부다비, 두바이, 이스탄불은 모두 2030년까지 '매우 높음' 위험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에서는 라고스, 요하네스버그, 나이로비가 모두 2050년까지 동일한 위험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북미 지역 상위 데이터센터 허브의 절반은 불과 5년 안에 물 부족 위험에 대해 '높음' 또는 '매우 높음' 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향후 10년 안에 거의 두 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물 부족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 물 부족 위험은 마닐라와 방콕에서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첸나이와 뉴델리를 포함한 여러 인도 허브 지역에서도 '매우 높음'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위험 심화는 에너지 신뢰성에 대한 주요 위험
데이터 센터의 에너지 사용량은 이미 전 세계 전력망에 부담을 주고 있다. 현재 데이터 센터는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1.5%를 차지하지만, 2030년에는 3%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냉방은 이 수요의 최대 40%를 차지하지만,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이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이다.
특히 극심한 더위는 전력 송전 효율을 저하시켜 수요 증가에 직면한 에너지 인프라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데이터 센터는 공급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정전 위험을 줄이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다. 경미한 정전에 대비한 단기 백업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만, 이러한 시스템으로의 전환은 100% 신뢰할 수 없으며 수요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후 변화는 현재 '저위험' 시장에서도 노후화된 전력 인프라에 점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8가지 급성 및 만성 기후 위험을 측정하는 기후 위험 지수(Climate Hazard Index)에 따르면, 아시아와 중동에 위치한 상위 100대 데이터 허브 중 27%가 고배출 시나리오 하에서 2050년까지 '높음' 또는 '매우 높음'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 하나를 제외한 모든 허브가 최소 '중간' 위험에 직면해 있다. 이는 많은 데이터 센터 허브가 폭풍과 기온 상승으로 인해 더욱 위험하고 극심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며, 이는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과 운영의 복원력에 문제를 야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