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조선업> ② 지경학적 위기, 친환경 전환, 강달러...이보다 좋을 수 없다

윤구현기자 승인 2024.06.28 15:45 | 최종 수정 2024.07.05 15:36 의견 0
HD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PC선 <사진=HD한국조선해양/연합뉴스>



한국 조선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주가 랠리가 조용하지만 꾸준하다.

신조선가 상승세, 미중 무역분쟁, 강달러 기조 등을 감안할 때 조선업종 주가 강세를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운의 요충지 통항이 어려워지면서 선박들이 항로를 우회, 추가 선복 투입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선박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 유럽연합의 탄소배출권 매입 요구 등으로 친환경선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낸 보고서에서 조선업종에 대해 `사방팔방(미인)'이라고 평가했다.

조선업 환경,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후티 반군이 계속 발호하면서 수에즈운하는 통행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작년 기준 2만5889척이다.

선종별로는 벌크선 28.6%, 탱커 23.5%컨테이너선 23.5% 등이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에너지와 일반재화 및 중간재의 수출 스케줄에 차질이 생기고 있으며 2024년 4월 현재 수에즈운하 통항량은 52.5% 감소했다.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을 이어주는 최단 항로인데, 가뭄으로 인해 파나마 운하 통항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

파나마운하의 높이는 해수면보다 최대 26m 높은데, 주변에서 물을 끌어다가 운하의 도크를 채우는 방식으로 운용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뭄으로 물을 공급하지 못해 통행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파나마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은 2023년 기준 1만1690척이며 우회시 선택할 수 있는 다른 항로를 통항 시 약 2~3배의 시간이 소요된다.

미국 뉴욕~서부 롱비치항 운항시 파나마운하 통과 때 20일 정도 소요되지만 마젤란해협으로 우회하면 53일이 걸린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 폭 180km의 해협이다.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4년 5월 대만 라이칭더 총통의 취임사를 두고 중국은 이를 독립주장이라고 해석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은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하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한 미국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대만 갈등은 동아시아 최대의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의 공세적 해양정책에 따라 중국과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의 갈등 역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중국과 필리핀 사이의 갈등과 충돌이 대표적이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에 나서고 있다.

이는 지난 3월 12일 전미철강노조를 포함한 5개 단체가 조사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기한데 따른 것인데, 백악관은 조선 해운 운송 분야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한 조사를 공식화했다.

미국의 중국 조선 제재가 현실화되면 중국 해운사의 수익성은 크게 훼손될 수 있다.

탄원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이 미국 항구에 정박하는 경우 수수료를 부과하고 수수료 수익금으로 미국 조선업 육성을 위한 기금을 마련한다.

그리고 미국에서 건조한 선박에 대한 수요를 고취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미국 항만 및 물류 인프라 플랫폼과 장비 등에 대한 중국의 장악력을 억제하고,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조선업 국가들과의 협의를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탄원서 내용 상에는 2만TEU급 컨테이너선에 100만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는데, 이를 환산하면 컨테이너당 수수료가 50달러이다.

SCFI 1,000~2,000p 수준을 가정했을 때 영업이익률 2.5~5.0%p 훼손될 여지가 있다.

전세계 선대대비 중국이 건조한 선박의 비중은 척수 기준으로 벌크선 49.1% / 컨테이너선 35.5% / 유조선 21.7% / LPG선 16.7%이다.

재화단위 기준으로는 벌크선 46.9% / 컨테이너선 26.8% / 유조선 21.3% / LPG 14.7%다.

이러한 중국 건조 선박의 비중을 고려했을 때, 미국의 제재 내용은 조선업계 전반에 걸쳐 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는 이슈이다.

미 무역법 301조 위원회가 2024년 5월 29일 중국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 관련하여 공청회를 진행하였고 6월 5일 공청회에 대한 코멘트를 접수 받았으나, 아직 제재 구체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2023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넷제로 목표를 설정했다.

2040년까지는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을 70%로 감축하고, 가능하다면 80%까지도 감축한다는 목표이다.

2030년까지 해운업에서 이산화탄소를 40%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무탄소배출 연료 사용률은 5%, 가능하다면 10%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온실가스 연간 배출량은 20% 감축, 가능하다면 30%까지 감축하고자 한다.

유럽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의 순배출량을 1990년 수준대비 최소 55% 감축하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와 관련한 2가지 규제는 1)EU ETS(유럽연합 배출권거래제도)와 2)FuelEU Maritime이다.

해상운송이 2024년 1월 1일부터 EU ETS에 포함되며 유럽탄소배출권 거래제도를 적용 받게 됐다.

2024년부터 매년(1월1일~12월31일) EU MRV항차에 대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모니터한다.

2025년부터 매년 3월 31일까지 선사는 각 선박 및 회사 수준의 배출량 보고서를 관리당국에 제출한다.

그리고 2025년부터 매년 9월 30일까지 EU ETS 규정에 따라 계산된 온실가스 배출량에 상응하는 배출권을 구매해 관리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고공행진하는 SCFI지수

메리츠증권은 컨테이너선의 2024년 SCFI(상하이컨테이너지수) 전망치로 1,508.5p, 2025년 939.1p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율은 2024년 +5.7%, 2025년 +5.0%로 가정했고, 컨테이너선 공급량 증가율은 연초기준 2024년 +8.9%, 2025년 +9.6%로 가정했다.

미국이 중국에서 건조한 컨테이너선에 입항 금지 조치 또는 그에 준하는 수준의 페널티를 부과할 경우 2024~25년 SCFI 운임 전망치를 +39.5% 상향시킬 가능이 있다.
그리고 전체 컨테이너선 선복량 중 26.8%(TEU 기준)를 차지하는 중국의 컨테이너 선대 중 미국에 경유하는 선대 (약 25.8%)가 공급에서 단기 이탈될 가능성이 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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