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빠른 성장 불가능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덩치 큰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 틈새에서 몸집 불리기 불가능"
"아프리카 남미 등에 영업기반 깔아야...퇴직인력 활용도 좋은 대안"
고려대 해상법 명품강의서 유창근 전 현대상선 대표 주장

이현주기자 승인 2024.11.26 19:14 | 최종 수정 2024.11.28 14:24 의견 0
인천신항


글로벌 해운선사들의 합종연횡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유일 컨테이너 선사의 전략적 선택이 주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선박발주를 크게 늘리거나 인수합병을 통한 빠른 성장 보다는 인력을 확보하고, 남미 아프리카 등에 영업 기반을 조성하는 등 슬로우 성장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컨테이너 선사간 얼라이언스 구조로 짜여 있는 글로벌 해운의 큰 그림 속에서 세계 9위 수준의 역량을 갖고 급작스런 성장을 추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고려대 해상법 명품강의에서 유창근 전 현대상선 대표는 "컨테이너 선사 대표로서 가장 큰 일은 얼라이언스의 결정, 내부 동향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것이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한진해운이 도태된 이후 현대상선의 최우선 과제는 대형선 건조, 영업 준비, 얼라이언스 가입이었다"고 덧붙였다.

현대상선은 당시 G6 얼라이언스에서 배제된 상태였다.

대형선사의 전략적 선택에 관한 강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얼라인언스는 찍짓기와 똑같다

얼라이언스 결성의 가장 큰 이유는 서비스 합리화다.

선사가 아무리 크더라도 모든 항로 모든 항구를 다 커버할 수 없으니 서로 분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용 합리화가 이뤄진다.

최근 막강한 2M 얼라이언스의 머스크 MSC가 분리되면서 내년 4월부터 다른 얼라이언스로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정책에 따른 것이다.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제미나이코오퍼레이션 만들기로 했고, MSC는 디얼라이언스에 붙어서 프리미어얼라이언스로 변신한다.

EU는 글러벌 인플레이션의 한 원인으로 해운 운임을 지목하면서 해운선사간의 합종연횡을 일정 부분 허용하는데서 벗어나 다른 분야처럼 완전 경쟁 체제로 변화시키려 하고 있다.

결국 제미나이도 얼라인언스 대신 코퍼레이션이라는 이름을 달게 됐다.

신조 혹은 M&A통한 대형화, 이젠 먹히지 않는다

현재 세계 컨테이너업계를 좌지우지하는 머스크 코스코 MSC 등은 모두 배를 새로 만들거나 인수합병을 통해 급격히 몸집을 키운 회사들이다.

그러나 2010년 이후에는 대형선사도 얼라이언스 잇점 감안해 협력하기 시작했다.

얼라이언스의 효율성을 간과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작은 회사들은 늘 수세적일 수 밖에 없다.

성장하고자 하면 대형선사들이 방해한다.

얼라이언스에 들어가면 선복 항만을 효율적 이용할 수 있고, 서비스 다양화할 수 있다.

단점은 성장에 브레이크가 걸리며,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점이다.

HMM 선가경쟁력 있다. 당분간 수익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대형 선사들로부터 배울 점은 배워야 한다

덴마크 재벌 선사 머스크는 현재 세계2위에 올라 있다.

머스크는 한진사태와 무관하다고 하지만 머스크가 간접적으로 영향 줬다고 볼 수 밖에 없다.

머스크가 대형선 경쟁을 시작했는데, 중소급 선사들이 안일하게 대응하다고 곤혹을 치운 것이다.

대형선 경쟁에 뛰어든 회사들은 살아남았고, 하팍로이드처럼 인수합병으로 몸집 불려 살아남았다.

대응못한 일번 선사들이나 한진해운 현대상선은 위기를 맞있다.

20개 선사 중 10개도 살아남지 못했다.

세상의 변화에 대응해 빨리 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머스크는 조선에 대한 노하우 많이 가지고 있다.

선장 출신 피터 몰러가 창업했고. 아들인 AP몰러가 대형선 경쟁을 시작했다.

탄탄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오지에 주재원 파견하고 있다.

덴마크 내 물류기업 해운기업 종사자들에게 직업훈련을 시켜준다

AP몰러의 다섯째 딸의 아들이 이사회의장 맡고 있다.

MSC의 창업자는 이태리 해사대 출신 아폰테 회장이다.

소형선박 1척으로 시작 500만TEU, 600척을 보유한 세계 1위 선사다.

본사는 스위스 제노아에 소재하는데, 2000~2010 급성장했다.

2000년대 초 1년만에 50만 TEU를 100만 TEU로 늘린 적도 있다.

오랜 기간 배를 봐왔기에 배에 대한 노하우가 대단하다.

발주 한 다음 비행기로 한국 조선소에 와서 자신들 의견을 반영하는 순발력도 보여준다.

중고선에 관해서도 탁월한 안목이 있을 정도로 좋은 배를 싸게 사는 능력이 있다.

대형선사 중 가장 먼저 아황산가스 저감장치 달 정도로 앞서 간다.

작은 조직에서 빠른 의사결정을 한다.

CMA-CGM의 창업자 잭 사데는 레바논 출신이다.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설립됐는데, 국영선사를 인수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2000년대 중반에 선물 투자 잘못으로 파산할 뻔 했는데, 정부의 구제금융으로 회생했다.

그의 아들 루돌프 사데는 훈련을 잘 받았고, 보좌인력도 막강하다.

코스코는 한국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다.

에버그린 등과 합쳐서 팬차이나얼라이언스 꿈꾼다.

앞으로 영향력이 대단히 커질 듯한데, 중국이 해운 분야에서는 참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팍로이드는 일본 선사와 오랜 관계를 맺고 있다.

경영위기 이후 새로운 주주 들어섰는데, 물류회사 K&N, 함부르크 시당국, 칠레선사들 등이다.

HMM이 참고할만한 지배구조가 아니냐는 얘기가 있는데, 어느정도 타당한 얘기라고 생각한다.

ONE은 일본의 주요 선사들이 위기에 빠지면서 3개 회사가 한 회사가 된 결과물이다.

본사를 싱가포르에 두고 현지인을 고용하는 등 파격적으로 변신한 셈이다.

신조를 많이 하고 있다.

에버그린 역시 오너가 선원출신 장윤빠다.

배 한 척으로 시작해 대기업 일궈냈다.

세계 최초로 세계일주 서비스를 내놨다.

대만서 최고 수재들이 가는 회사였다.

일본식으로 운영한다.

HMM은 서두를 필요없고, 서둘러도 소용없다

얼라이언스를 통한 슬로우성장외에는 대안이 없다.

리딩 캐리어가 아니기 때문에 혼자서 전세계 항로를 커버할 수 없다.

구주는 언감생심이고 미주도 다 커버하려면 협력선사가 필요하다.

유보금 15조원을 빨리 쓸 필요 없다. 은행이자보다 더 수익낼 방법이 별로 없다.

방향은 나와 있다.

지증해 남미 아프리카 등지에 투자해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럴 때 가장 부족한 건 인력이다.

요새 오지에 가려구 하지 않는다.

퇴직자를 쓰는 방법을 고려해 볼 만하다.

일본처럼 현지화시키는 방법도 대안이다.

방법은 뭘 택하든 오지 험지에서의 영업 노하우를 빨리 쌓아야 한다.

일본은 싱가포르에 훈련센터를 운영하는데, 우리도 해야한다.

얼라이언스 퇴출당하지 않으려면 매력을 지켜야 한다.

즉 낮은 슬롯코스트를 추구하고, 배 운영의 정시성 등 효율화를 이뤄야 한다.

합리적인 가격정책과 재무적 지속가능성은 필수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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