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마리 활머리고래(bowhead whales)가 북극해 해빙 사이를 유영하고 있다. (Photo credit: Amelia Brower/NOAA Fisheries/AFSC/MML & North Slope Borough. NMFS Permit No. 14245AFSC)


알래스카 원주민들이 생계 목적으로 잡은 활머리고래의 배설물 내 독소 증가는 해양 온난화로 인해 북극 먹이 사슬에서 조류 독소 농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증명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원래는 기온이 매우 낮은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독성 조류의 낭종이 온난화로 바닷물이 따듯해 지자 대번성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알래스카 주민들의 식생활에 경고등이 커졌고, 지구온난화가 북극 지역에 불러올 다양한 부정적 영향 목록이 한 줄 더 길어지게 됐다.

북극은 온난화 속도가 지구의 다른 어떤 지역보다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우즈홀 해양학연구소(Woods Hole Oceanographic Institution, WHOI)의 연구원들은 조개, 어류, 고래 등 해양 생물에 먹거리를 의존하는 해안 지역 사회를 위협하는 이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우즈홀해양연구소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애틀에 있는 NOAA 북서 수산 과학 센터의 연구 과학자이자 연구의 수석 저자인 캐시 르페브르(Kathi Lefebvre)는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위험들"이라며 "알래스카 북부와 서부의 외딴 지역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바다에서 먹을 것을 찾아왔지만 이제 이러한 자원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우즈홀 연구소 프레스룸에 말했다.

알래스카 주 배로우에 있는 노스 슬로프 자치구의 야생동물 수의사이자 연구의 공동 저자인 라파엘라 스팀멜마이어(Raphaela Stimmelmayr)는 "원주민 공동체는 자신들이 의존하는 생태계를 속속들이 알고 있으며 온난화의 영향을 가장 먼저 인식한 사람들 중 하나"라고 말했다.

WHOI의 선임 과학자인 돈 앤더슨(Don Anderson)과 밥 피카트(Bob Pickart), 그리고 앤더슨의 대학원생인 에비 파숑(Evie Fachon)은 이 연구뿐만 아니라 위험한 독소를 생산하는 조류 종의 해양학 및 대발생 역학에 초점을 맞춘 다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앤더슨은 우주홀에 기반을 둔 미국 국립 유해 조류 대발생 사무소를 이끌고 있는데, 이 사무소의 임무 가운데 하나는 유해조류번식(Harmful Algal Bloom)에 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이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제 연구실의 연구 초점의 상당 부분을 알래스카 북극으로 옮겼다"라며 "이 지역의 급속한 수온 온난화와 알렉산드리움 개체군의 거대한 규모를 감안할 때 유해조류번식 연구의 핵심지역이 될 것"이라고 뉴스룸에 말했다.

이 연구는 독성 조류의 휴면 세포인 알렉산드리아 낭종(Alexandrium cysts)이 알래스카 북극의 해저 퇴적물에 떨어져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낭종은 베링해에서 크게 번식한 조류가 북쪽으로 표류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축적된 것인데, 축치해(Chukchi Sea)와 같은 차가운 물에 퇴적돼 있었다.

앤더슨은 "수년 동안 이 낭종은 수온이 낮았기 때문에 비활성 상태로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바닥 수온이 주기적으로 따뜻해짐에 따라 발아가 가능한 조건들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는 위험한 상황이 닥쳤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낭종 발아는 남쪽에서 흘러든 이 종의 이차적 대번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온난화는 오랫동안 휴면 상태였던 이 낭종에서 국지적인 번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조류가 생산하는 강력한 독으로 인해 북극 생태계와 해안 지역 사회에 대한 위협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이 새로운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시간에 따른 해류와 물의 특성을 분석하여 온난화와 활머리고래에서 나타난 독성 사이의 연관성을 입증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은 20년 동안 알래스카 노스 슬로프의 보퍼트 해(Beaufort Sea)에서 매년 가을 생계를 위해 사냥을 하는 동안 잡힌 활머리고래를 정기적으로 조사했다. 고래는 먹이를 얻기 위해 바닷물을 걸러내는데, 조류 독소가 들어 있는 크릴새우가 걸러진다. 연구팀은 고래의 배설물 샘플이 해양 환경의 독소를 드러낼 수 있다는 것에 착안했다.

2004년부터 2022년까지 19년 동안 205마리의 활머리고래를 테스트한 후, 연구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를 찾기에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들은 19년 동안 매년 표본을 채취한 활머리고래의 최소 절반에서 삭시톡신을 발견했다. 도모산은 덜 널리 퍼져 있었지만(몇 년 동안 DA가 검출되지 않음), 이 연구는 온난화와 해빙 손실로 인해 북극해에서 도모산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고 있음을 처음으로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국립과학재단(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북극 관측 네트워크(Arctic Observing Network)의 자금 지원을 받아 보퍼트해(Beaufort Sea)의 모니터링 사이트에서 얻은 데이터를 사용하여 활머리고래의 독소를 환경 조건과 비교했다.

한 연구자는 "우리가 고래 먹이 사이트 근처에 장기간 샘플링 사이트를 유지한 것은 우연한 일이었으며, 이는 20년 동안의 변화를 조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고래의 독성이 증가한 시기가 북쪽으로 향하는 따듯한 해수의 흐름이 증가한 것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흐름은 바람에 의해 주도된다는 것도 발견했다.

그들은 또한 기후 데이터를 사용하여 활머리고래 샘플을 해빙의 변화와 비교했다. 해빙은 역사적으로 북극의 많은 부분을 덮었지만 최근 수십 년 동안 급격히 감소했다. 해빙이 적으면 햇빛이 바다를 더 빨리 데우고 조류가 더 빨리 자란다.

해빙이 가장 많이 감소한 해는 6월에 해빙 덮개가 가장 많이 감소하는데, 7월에 더 따뜻한 물로 이어졌다. 이것은 유해조류 번성의 확률을 높이고 고래의 독소 수치를 상승시켰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