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 이구아나 '브라킬로푸스 비티엔시스' (사진=Nicholas Hess 제공, 연합뉴스)



이구아나는 아메리카대륙의 열대, 아열대, 사막 지역에 서식하지만 피지와 같은 먼 태평양 섬에서도 발견된다. 이구아나가 처음에 어떻게 이 섬에 도달했는지는 격론이 벌어져왔던 이유다.

19일(현지시간) 스미소니언매거진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스코대학의 진화생물학자인 사이먼 스카르페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질문은 확실히 과학자와 대중 모두를 상상 속으로 이끌어왔다"라고 말했다.

스카르페타와 동료들은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는데, 새로운 학설은 `기록적인 여정'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학술지(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발표된 연구에서 , 그들은 이구아나가 북미 서부해안에서 떠다니는 식물에 올라타 5,000마일을 건넌 것이라고 제안했다. 과학자들에게 알려진 모든 육상 척추동물의 가장 긴 대양 횡단 분포가 될 것입니다.

연구팀은 전세계 박물관 소장품 중 200개가 넘는 이구아나 표본의 DNA를 연구한 결과, 브라키로푸스속에 속하는 피지 이구아나가 북미 사막 이구아나속인 디프소사우루스속과 가장 가까운 친척이라고 밝혔다.

유전자분석 결과, 브라킬로푸스와 딥소사우루스는 3천만 년에서 3천4백만 년 전에 갈라졌다는 것이 밝혀졌다. 화산활동에 의해 피지 섬은 약 3천4백만 년 전에 생겨났다.

즉 브라킬로푸스 조상 집단은 화산활동 직후 태평양을 횡단하는 여정을 마쳤을 것으로 보이는데, 그들은 나무나 다른 식물을 타고 떠다녔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카르페타는 "가능한 메커니즘은 뿌리채 뽑인 나무를 뗏목처럼 타는 것이었는데,


북미에서 피지로 이동한 이구아나는 태평양을 건너는 동안 뗏목에서 직접 먹이를 먹었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여행을 마치는 데 2개월 반에서 4개월이 걸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량자원이 부족하더라도 이구아나는 생존해 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스카르페타는 한 성명에서 "이구아나와 사막 이구아나는 특히 굶주림과 탈수에 강하기 때문에, 식물로 구성된 `뗏목'을 타고 태평양을 가로질러 8,000km를 여행할 수 있는 척추동물이나 도마뱀 무리가 있다면, 사막 이구아나와 그와 비슷한 조상이 바로 그 무리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에 나왔던 이론에 따르면 이구아나는 남미에서 래프팅을 하거나 베링 육교를 건너 아시아로 가거나 남극에 도착한 후 래프팅을 통해 피지로 이동했다고 추정됐다. 연구자들은 이구아나가 태평양의 여러 지역에 서식했던 고대 이구아나 계통의 유일한 생존자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스미소니언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동물학자이자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케빈 드 케이로즈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새로운] 결과는 지금까지 나온 학설가운데 가장 설득력이 크다" 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파충류의 여정에 대해 다른 섬에 들렀는지 여부와 같은 몇 가지 미지수를 남겼다.

스카르페타는 기즈모도와 인터뷰에서 "우리 연구에 대해 지적할 만한 한 가지 의문은, 이구아나가 단한번의 래프팅을 한 것이 아니라 북미에서 피지까지 태평양의 섬들을 거쳐 이동했는지 여부"라며 "다만 피지와 통가 외에 태평양의 어느 곳에서도 피지 이구아나 화석이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