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만공사(BPA)는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MSC가 지난해 부산항에서 단일 선사로는 처음으로 연간 컨테이너 물동량 400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처리했다고 2025년 2월 4일 밝혔다. 사진은 부산항 신항 전경 [BPA 제공]
스위스에 본사를 둔 MSC(Mediterranean Shipping Company)가 900척의 선박을 운항하는 최초의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가 됐다고 지캡틴이 업계분석회사인 알파라이너를 인용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MSC의 이같은 성취는 16,000TEU급 컨테이너선인 LNG 추진 `MSC GERMAN'의 인도로 이루어졌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재 MSC는 609척의 소유 선박과 291척의 용선 선박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MSC의 총 운송 역량은 약 647만 TEU에 달하며, 경쟁사인 머스크를 약 100만 TEU의 차이로 앞선 것이다.
MSC의 로맨틱한 시작
MSC를 창업한 지안루이지 아폰테는 지중해에서 관광여객선 선장으로 일하면서 관광객으로 승선한 현재의 부인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하면서 MSC를 창업하기에 이른다.
이탈리아 사람인 아폰테가 스위스에 회사를 차린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부인이 스위스 국적이라는 점이다.
부인은 남편 못지않은 경영능력을 발휘하면서 지금의 MSC를 일궈내는데 있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폰테 회장 <사진출처=MSC홈페이지>
현장을 잘 아는 선장 출신 창업자
MSC홈페이지에서 보면 지안루이지 아폰테 회장은 `캡틴 지안루이지 아폰테는 MSC지중해해운의 창업자이자 그룹회장'이라고 표현돼 있다.
그의 이력에서 직접 배를 움직여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홈페이지에 의하면 그는 이탈리아 소렌토에서 태어났으며 이탈리아 해사 아카데미 졸업후 그의 가족이 운영하던 페리선 선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고 돼 있다.
이후 몇년간 은행에서 일한 뒤 1970년 자기회사를 차려 해운업에 돌아왔는데, `고객이 있는 곳이면 MSC가 간다'는 모토를 세웠다.
그는 "직원은 우리회사의 생명이고, 그들의 열정과 충성심은 MSC를 사람중심의 해운사로 만들고 있다"고 홈페이지에 적었다. 현장을 아는 경영자의 본 모습이다.
지안루이지 아폰테 가문은 전통적으로 상품과 여객을 운송하던 나폴리지역에 근거한다.
그는 배의 선장으로 훈련을 받았고 나중에 페리를 운항하여 부유한 관광객들을 카프리와 이스키아 같은 섬 리조트로 데려갔다. 그는 스위스 은행가의 딸인 미래의 아내 라파엘라 디아망을 선장과 승객으로 처음 만나 결혼했다.
아폰테는 1970년에 중고선박을 인수해 MSC를 시작했고, 이듬해에는 아내의 이름을 딴 두 번째 선박을 구입했다.
곧 서비스가 부족한 틈새 시장을 개척한 MSC는 결국 배송 속도보다 가격을 강조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팬데믹 시대에 MSC는 수익 급증에 힘입어 더욱 빠른 확장을 추진했으며 2022년까지 세계 최대 컨테이너 운송업체가 되겠다는 창립자의 목표를 달성하며 머스크를 2위로 끌어내렸다.
한국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MSC는 선장 출신 경영진이 포진한 회사답게 빠른 의사결정이 최대 장점이라고 전했다. 거대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불과 몇 단계를 거쳐 바로바로 결정하기 때문에 시장변화에 즉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MSC는 만선으로 출항한 배의 선장에게 회사 경영진이 전화로 격려하는 등 현장과 밀접한 경영활동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