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뉴잉글랜드어쿼리엄>


과학자들이 상어의 면역 체계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기존에는 췌장이 주로 혈당 조절과 소화 효소 생성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상어의 췌장이 항체를 생성하고 면역 세포를 조율하는 역할도 한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미국 메릴랜드대의 연구진은 간호상어(Ginglymostoma cirratum)의 췌장에서 일반적으로 면역 기관에서만 발견되는 면역 세포 집합체를 발견했고, 이 구조가 항체를 생성하는 B세포를 선별하고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는 걸 확인했다. 실제로 백신이나 항원을 주입했을 때 췌장에서 해당 항체가 생성되는 것도 관찰했다.

이 연구는 췌장처럼 일반적으로 면역 기관으로 간주되지 않는 장기들도 면역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하며, 인체 면역 체계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7일(현지시간) 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상어가 4억 년 이상 존재해 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어가 강력한 면역 체계를 보유하고 있다는 건 자본명한 사실이다. 그들은 림프절이나 미생물 침입자를 탐지하고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다른 면역기관이 없지만 동일한 유형의 보호 세포를 많이 생산하고 특이한 소형 품종을 포함하여 항체를 전개한다.

과학자들은 상어의 면역 무기고에서 놀라운 무기를 발견했다: 바로 췌장이다.

인간과 마찬가지로 상어는 혈당을 조절하고 소화 효소를 생성하기 위해 췌장에 의존한다. 그러나 상어는 또한 항체를 만들고 미생물 위협에 대항하여 특정 백혈구를 미세 조정하는 데 췌장을 사용한다는 연구결과가 지난달 주요 학회지(The Journal of Immunology)에 게재됐다.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상어가 방어를 위해 췌장을 동원하는 유일한 동물은 아닐 수 있으며, 다른 기관이 예상치 못한 면역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이 연구는 한다.

뉴멕시코 대학의 진화 면역학자 로버트 밀러(Robert Miller)는 "매우 설득력 있다"며 "상어가 다른 일을 하기 위해 기존 기관을 사용하는 대안을 찾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비장, 림프절, 편도선을 포함하는 2차 림프기관으로 알려진 조직은 인간 면역 체계의 중요한 부분이다. 그들은 항원, 단백질 조각 또는 병원체의 다른 분자를 스캔하는 면역 세포로 가득 차 있다. 다양한 2차 림프 기관은 신체의 여러 부분을 모니터링한다. 예를 들어, 비장은 혈액 속의 병원균을 확인하는 반면, 림프절은 조직을 통해 순환하는 림프에 의해 흡수된 침투 물질을 포착한다.

상어는 비장을 가지고 있지만, 림프절과 같은 주요 면역 전초기지 없이 어떻게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까? 이전의 몇몇 논문들은 췌장이 상어에서 항체를 형성한다는 것을 암시했지만, 연구자들은 그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메릴랜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대학원생 토마스 힐(Thomas Hill)과 그의 지도교수인 면역학자 헬렌 둘리(Helen Dooley)는 둘리가 20년 이상 연구해 온 면역 능력을 가진 종인 간호 상어에서 췌장이 방어 역할을 하는지 테스트하기로 결정했다. 힐이 상어 중 한 마리의 조직 샘플을 검사했을 때, 그는 상어와 다른 동물의 2차 림프 기관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췌장의 면역 세포 클러스터를 발견했다. 이 모임은 항체를 만들어내는 면역세포인 B세포가 서로 경쟁하면서 특정 병원체에 대항하는 최고의 투사를 선택하는 경기장 역할을 한다.

힐이 둘리에게 결과를 보여줬을 때, 둘리는 "저의 첫 반응은 '누군가 조직 샘플을 뒤섞지 않은 게 확실합니까?'였다"며 결과를 믿지 않았다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동일한 면역 세포 군집이 상어의 다른 샘플에서도 볼 수 있었다. 추가 분석은 해당 조직이 비장에서 수행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인 가장 효과적인 B 세포를 분류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전 연구에서 제시된 것처럼 췌장이 항체를 생성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한 상어의 면역 체계를 이물질로, 다른 상어의 면역 체계를 코로나19 백신으로 자극했다. 몇 주 후, 과학자들은 동물의 췌장에서 주입된 항원에 특이적인 항체를 발견했는데, 이는 장기가 이러한 단백질을 생성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상어는 병원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췌장에서 만들어진 항체를 장으로 방출할 수 있다고 저자들은 추측한다.

연구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 대학의 진화 면역학자 J. 오리올 수니어(J. Oriol Sunyer)는 사이언스에 "이것은 면역 반응이 비림프 기관에서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흥미로운 발견"이라며 "향후 연구에서 다루어야 할 질문은 췌장이 상어의 상시 면역 기관인지 여부"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간의 경우, 췌장을 포함한 비면역 조직에서 일시적인 면역 세포 집단이 형성될 수 있다"며 "연구자들이 관찰한 구조가 일시적으로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는 걸 팝업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역시 해당 연구와 무관한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의 바이러스 면역학자 매튜 코시(Matthew Koci)는 "이 결과는 우리 면역 체계의 작동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다"며 "다른 종의 면역 체계가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더 많이 알아낼수록 인간의 면역 체계에 대해 더 많은 밝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간의 췌장도 비슷한 기능을 수행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둘리는 "만약 이 기관이 상어와 같은 고대 척추동물의 면역 세포를 위한 무대 역할을 했다면, 인간의 췌장이 때때로 치명적일 수 있는 염증에 취약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즉 췌장이라는 게 면력 세포들이 모이던 장소였기 때문에 그 기능이 줄어들었거나 변화하면서 염증이 생기기 쉬워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코시는 "이 연구는 과학자들이 더 많은 종의 췌장을 더 자세히 살펴보고 다른 기관도 면역 반응에 참여하는지 여부를 살펴보도록 영감을 줄 것"이라고 사이언스에 말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