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8월 3일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마스가'는 이번 한미관세협상 때 조선 분야 협력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만든 슬로건으로 한국협상단은 이 모자와 대형 패널 등을 준비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조선업 부흥을 위해 노동부까지 나섰다. 조선업계의 인력 개발 지원을 통해 `차세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한국 일본 등 미국 동맹국과의 통합 커리큘럼이 포함된다. 해운 강국인 한국 일본 등동아시아 국가들과 핀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 조선강국들과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 미국의 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조선소의 최첨단 기술을 미국으로 다시 가져오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는 4일(현지시간) 미국 조선산업을 재활성화하기 위해 최대 800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노동자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쥐는 새로운 시대를 열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와 3위의 조선국인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여러 동맹국에서 유사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미국의 기술교육 센터와 커뮤니티 칼리지를 연결하고, 미국 근로자가 고급 조선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국제 협력 구축에 나선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 명령인 `미국의 해상 지배력 회복'"을 바탕으로 한 이 이니셔티브는 미국의 해양 산업과 인력 양성을 활성화하고 재건하는 동시에 국가 안보와 경제적 번영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노동부는 전했다.

로리 차베스-데레머 노동부 장관은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함으로써 미국 내에서 효과적인 조선업 견습 프로그램을 구축하려는 노동부의 사명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해양 산업 주도권 회복 의지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인력 양성에 나선다. 이는 일자리 증가와 국가 안보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노동부 산하 국제노동국(Bureau of International Labor Affairs)에서 관리하는 이 보조금은 국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개발하는 최첨단 실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차세대 미국 조선업계 종사자들을 육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김정관 산업장관 "용접 등 노동자 기술 훈련 프로그램 제안해 美 호응"

한편 한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타결을 이끈 조선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와 관련, 현지 투자에 더해 미국 조선 인력 양성이 주요 지원 방안으로 떠오르면서 그 내용에 관심이 쏠린다.

관세협상 타결을 이끈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협상단이) 미국에 있는 노동자들을 어떻게 훈련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프로그램들을 가지고 갔었는데, 거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높이 평가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의 가장 아픈 부분이 배를 짓는데 지을 수 있는 역량이 있는 노동자들이 없는 것"이라면서 "조선산업의 핵심은 배 용접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 우리가 미국 노동자들한테 기술을 트레이닝하겠다고 했고, 이런 프로젝트에 대해 (미국 측이) 굉장히 현실성 있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미국 조선소 현대화 등을 위한 1천500억달러 규모 마스가 전용 펀드에 더해 구체적인 현지 조선 인력 양성안이 미국 정부의 마음을 끌어 협상 타결에 일조했다는 의미다.

HD한국조선해양은 협상 전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이전 미국과 맺은 인력 양성 업무협약(MOU)을 제시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정부는 이 제시안에 근거해 미국 측에 인력 양성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력 양성안에는 용접 등 조선 기술 전문가를 미국으로 직접 파견해 교육하고, 미국 근로자들이 한국에서 인턴십을 수료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현지에 교육기관을 세우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조선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