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연을 뿜어내는 산업현장 <NOAA>


지하 암석층에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지구의 능력은 이전 추정치보다 훨씬 작으며 빠르면 2200년에 다 찰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3일(현지시간) 네이처에 실렸다.

지구온난화를 산업화 이전 온도보다 1.5-2°C로 제한하는 2015년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CO2가 대기에서 제거돼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한 가지 방법은 산업활동에서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지하 깊숙이 집어넣는 길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지구가 약 1,460기가톤의 이산화탄소(GtCO₂)를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다고 추산했는데, 이는 이전 연구에서 자주 인용된 10,000-40,000GtCO₂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대기중 이산화탄소 증가 추세 <NOAA>

"지진이나 정치적 이유로 접근이 차단되는 지역 배제"

지구의 물리적 저장 가능량이 11,800GtCO인 것으로 얘기돼 왔다. 그러나 연구원들이 △지진으로 인한 탄소 누출 위험 없이 또는 △정치적 결정으로 인해 접근이 차단되지 않고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매장량을 추정했을 때 용량은 1,460GtCO₂로 떨어졌다.

연구는 안정적인 퇴적 분지의 저장 용량에 초점을 맞췄으며, 대부분의 유망한 CO2 저장 장소가 고려됐다.

1,460GtCO₂이 모두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데만 사용된다고 해도 단 0.7°C 정도의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 현재 추세대로 가면 지구온난화는 금세기에 최대 3°C까지 증가할 것인데, 기후 변화를 역전시키기 위해 확인된 모든 지질학적 저장고를 사용하더라도 온난화를 2°C로 되돌리지는 못할 것이라고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이자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기후 과학자인 요에리 로헬(Joeri Rogelj)이 네이처에 말했다.

연구원들은 저장된 CO₂가 지표로 빠져나가면 지하수에 탄산이 형성될 수 있다며 이런 산성 환경은 금속 함유 미네랄을 용해시켜 인간과 환경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독성 물질을 형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너무 보수적인 추산"

높은 저장 용량을 갖춘 국가로는 인도네시아, 브라질 및 아프리카 일부 지역이 꼽혔다. 이들 국가 중 일부는 역사적으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결국 높은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보이는 부유한 국가의 탄소 저장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고 저자들은 썼다.

한편 미국 텍사스 대학의 지질학자인 수잔 호보르카(Susan Hovorka)는 사용 가능한 탄소 저장 매장량이 크지만 유한하다는 연구 결론에 동의하지만 이 논문이 지진 활동으로 인한 누출 가능성의 위험을 과대평가했다고 네이처에 주장했다.

호주 멜버른에 있는 모나쉬 대학의 지질 역학 엔지니어인 란지트 파테가마 가마게(Ranjith Pathegama Gamage)는 이 연구의 수치가 보수적이라며 저장능력은 크게 다르게 추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s://doi.org/10.1038/d41586-025-02790-6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