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대학 연구진이 샘플링을 진행하고 있다. 옆에 보이는 기기는 물 샘플러. 다양한 깊이에서 해수를 채취할 수 있게 고안됐다. <나탈리 켈로그/워싱턴 대학교>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작고 풍부한 식물성 플랑크톤인 프로클로로코커스가 따뜻한 세상에서 번성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는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형성하고 지구의 기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이 미세한 박테리아는 바다가 뜨거워면 급격히 감소할 것임을 가리키고 있어 주목된다.

8일(현지시간) 네이처 미생물학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섭씨 27.8도를 초과하면 향후 75년 동안 열대 바다에서 프로클로로코커스(Prochlorococcus) 개체수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AP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문제는 많은 열대 및 아열대 해수면 온도는 이미 평균보다 높은 추세이며 같은 기간 동안 정기적으로 섭씨 30도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르면 워싱턴 대학교 해양학대학원의 연구 부교수이자 연구의 주요 저자인 프랑수아 리발레(François Ribalet)는 "이들은 해양 생태계의 핵심 종이다. 이 종의 풍부함이 감소하면 생태계와 생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 먹이그물이 바뀌게 된다"고 AP뉴스에 말했다.

해양 생태계의 핵심 역할

프로클로로코커스는 햇빛이 비치는 지구 지표수의 최대 75%에 서식하며 광합성을 통해 지구 산소의 약 5분의 1을 생산한다. 또 해양 생태계의 기초로써 햇빛과 이산화탄소를 통한 광합성을 통해 생태계를 떠받친다는 점이다.

리발레는 "열대 바다에서는 기초생산의 거의 절반이 프로클로로코커스에 의해 이뤄진다. 수백 종의 종들이 이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형태의 식물성 플랑크톤이 이를 대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완벽한 대체품이 아니라고 리발레는 강조했다.

이 발견은 물이 따뜻해짐에 따라 프로클로로코커스가 번성할 것이라는 수십 년간의 가정에 정면으로 도전한다. 기존 예측은 실험실 배양의 제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었다. 반면 리발레트와 그의 팀은 10년 동안 태평양을 횡단하면서 물 샘플을 테스트했다.

지구를 6번 횡단하는 것과 비슷한 100회 이상의 연구 크루즈를 통해 그들은 매 킬로미터마다 샘플에서 채취한 약 8,000억 개의 개별 세포를 계산했다. 연구팀은 튜브, 와이어 및 레이저로 채워진 씨플로우(SeaFlow)라는 장치를 통해 지속적으로 바닷물을 끌어당겨 실시간으로 미생물을 카운트했다.

전자 현미경으로 캡처한 이 이미지는 개별 프로클로로코커스 세포를 보여준다. 각 덩어리는 직경이 500나노미터에 불과한 미생물이다. 참고로 사람의 머리카락 한 마리의 너비는 약 100,000나노미터이다. <나탈리 켈로그/워싱턴 대학교>

`큰 발견'이 불러온 경고장

프로클로로코커스를 연구하지만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연구 과학자인 폴 베루베(Paul Berube)는 데이터의 양이 `획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과가 미생물의 매우 단순하고 최소화된 유전자 구성이라는 특성과 잘 연결된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이 미생물은 급격한 환경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그들은 먹이 그물의 맨 아래에 있으며 다른 생명체들을 먹여 살립니다. 지구 생태계를 먹여살리는 특정 유기체에 영향을 미치는 지구적 변화가 일어난다면 그 후과는 매우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프로클로로코커스가 더 더운 조건을 견딜 수 있도록 진화할 수 있는지 여부를 테스트하기 위해 연구팀은 가상의 내열 균주를 가정하고 모델링했지만 "온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면 높은 해수 온도로 올라갔을 때 충분히 저항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연구의 예측이 보수적이며 플라스틱 오염이나 기타 생태학적 스트레스 요인의 영향까지 반영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웰즐리 칼리지의 부교수인 스티븐 빌러(Steven Biller)는 예상되는 감소가 "무섭지만 그럴듯하다"고 AP뉴스에 말했다.

빌러는 "모든 광합성의 절반은 바다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프로클로로코커스는 그 중 정말 중요한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작지만 가장 풍부

프로클로로코서스는 지구상에서 가장 작고 가장 풍부한 식물성 플랑크톤(phytoplankton)으로, 해양 생태계의 기초를 이루는 미세한 박테리아다.

지름이 약 0.6마이크로미터로,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을 정도로 작다.

지구의 햇빛이 닿는 표면 해수의 약 75%에 서식하며 지구 산소의 약 20%를 생산한다. 인간이 호흡하는 공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다.

태양광과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유기물을 만들어내며, 해양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위치다.

프로클로로코커스를 식물성 플랑크톤이라고 했다가 박테리아라고 했다가 하는 이유는

생물학적 분류로 프로클로로코커스(Prochlorococcus)는 시안세균(Cyanobacteria)의 일종이다. 시안세균은 진핵생물(예: 식물)이 아닌 원핵생물, 즉 박테리아다.

유전적으로도 식물과는 전혀 다른 계통에 속하며, 세포 내에 핵이나 복잡한 소기관이 없다.

다만 생태학적 역할은 식물성 플랑크톤과 같다.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유기물을 생산하는 미세한 생물을 통칭하는 생태학적 개념이다. 프로클로로코커스는 광합성을 수행하고, 해양 먹이사슬의 기초를 형성하므로 이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기능적으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지만, 분류학적으로는 박테리아인 셈이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