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분출구를 조사하는 다이버 <NIWA>


남극 연안에서 메탄 등 가스와 유체를 방출하는 수많은 해저 분출구가 발견됐다.

이는 과거 조사에서는 없던 일이어서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연관지어 분석하고 있다.

특히 메탄 가스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기 때문에 악순화 고리가 형성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16일(현지시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실린 논문(Antarctic seep emergence and discovery in the shallow coastal environment)은 남극 로스해(Ross Sea) 연안의 얕은 수심 환경에서 기후 반응성 유체와 가스(메탄 등)를 방출하는 수많은 해저 분출(seep) 지점을 발견했다는 내용을 보고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기존에는 남극 해저 분출(seeps) 현상이 드문 것으로 여겨졌으나, 이 논문은 로스해 연안에서 이 현상이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십 년 동안 정기적으로 조사되었지만 이전에 분출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던 지역에서 최근에 이러한 분출 지점들이 새롭게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이는 이 현상이 최근에 출현(emergence)했음을 시사해 주목된다.

원인은 기후변화?

분출 지점에서 방출되는 유체와 가스는 기후에 반응하는 물질(예: 메탄)이며, 이 물질이 대기로 배출될 경우 기후 변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러한 분출 시스템이 출현하게 된 정확한 원리와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연구진은 고지질 기록 및 북극에서 유사하게 관찰된 현상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에 의한 빙권 덮개(cryospheric cap)의 약화 또는 분해가 새로운 유체 흐름 경로를 활성화시켜 해저면 아래에 갇혀 있던 가스와 유체를 방출하는 것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전지구적 파장

남극 연안 해저에서 새롭게 발견된 해저 분출(seep) 현상은 지역 저서(Benthic) 생태계와 전 지구적인 기후 변화 측면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우선 해저 분출구에서는 메탄이나 황화수소와 같은 화학 물질이 방출된다. 햇빛이 닿지 않는 심해의 열수 분출구(Hydrothermal Vent)와 유사하게, 이 물질들을 에너지원으로 삼아 화학 합성을 하는 미생물 군집(예: 미생물 매트)이 형성된다. 이 미생물들은 분출구 주변에서 독특한 생명체의 먹이 사슬 기초를 제공하여 새로운 오아시스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

또 분출되는 유체와 가스는 주변 해수 및 퇴적물의 화학적 조성을 변화시켜,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저서 생물 종의 구성과 다양성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분출이 갑작스럽게 또는 새로 출현하는 경우, 이는 해당 지역의 안정적인 생태계에 급격한 교란 요인으로 작용하여 기존 생물 군집에 큰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전지구적으로 볼 때 분출되는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단기간에 훨씬 강력한 온실 효과를 유발한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번에 발견된 분출 지점은 얕은 연안 환경(shallow coastal environment)에 있다. 일반적으로 심해에서 메탄이 분출될 경우, 대부분 해수층을 통과하며 미생물에 의해 산화되어 대기에 도달하기 어렵다. 그러나 얕은 수심에서는 메탄이 대기 중으로 직접 유입될 가능성이 훨씬 높으며, 이는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분출 현상의 출현이 빙하 융해(ice melt)나 빙권 덮개의 약화와 같은 기후 변화 관련 요인과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만약 이 가설이 사실이라면, 기후 변화가 남극 해저의 메탄 방출을 촉진하고, 방출된 메탄이 다시 온난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