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11월 20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도전과 과제 및 향후 협력방안’을 주제로 전문가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인도-태평양 지역을 둘러싼 경제·안보·기술·기후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전략 환경 변화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협력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정희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전 세계 인구의 약 65%, 글로벌 GDP 60% 이상, 해상물동량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은 해상교통로와 글로벌 공급망이 교차하고 있는 요충지인 동시에, 해수면 상승과 북극 해빙 등 기후위기의 현장으로서 지정학적·지경학적·안보적 복합적 도전과 기회가 동시에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어 열린 세미나의 첫 번째 세션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 협력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각계 전문가들이 발표를 진행했다.
국립외교원 조원득 아세안인도연구센터장은 급변하는 전략 환경 속에서 보다 책임 있는 지역 파트너로서 다자·소다자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립외교원 지정학연구센터장 반길주 교수는 신냉전 구도가 심화하면서 국제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해양을 글로벌 공공재로 인식한 다층적 외교·안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임해용 교수는 미·중 경쟁 심화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안보 대응 전략과 지역협력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두 번째 세션은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대응한 인태지역 해양협력을 주제로 구체적인 협력과제와 정책적 시사점이 논의되었다.
해양경찰청 이선미 계장은 북태평양 공해상에서의 IUU(불법·비보고·비규제) 어업 단속과 합동 보호작전 등 해양법 집행 현황을 소개하며, 한·미·일 협력을 비롯해 아세안 및 북극 연안국과의 해양안보 협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KMI 김민수 북극항로지원단장은 북극항로 개척으로 북극해와 인도-태평양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해양전략 추진을 위한 새로운 공간이 확보되었다고 보고, 지정학․안보, 경제․산업,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관점에서의 새로운 글로벌 해양전략 추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KMI 박수진 독도·해양규범연구실장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해수면 상승, 해양오염, 재해 등 주요 해양현안을 분석하고, 해양과학기술·산업·재원을 연계한 패키지형 협력모델 개발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세 번째 세션은 김흥종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박재적 연세대학교 교수 △이숙연 국방대학교 교수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박사 △ 곽성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센터장 △이상길 해양수산부 해양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여 인도-태평양 지역의 지속가능한 협력방안을 주제로 한 라운드테이블이 진행되었다.
학계, 연구기관, 정부 관계자들이 참여한 토론에서는 인도-태평양 지역의 구조적 특성과 당면한 위기를 면밀히 분석하고, 한국이 ‘중견국형 인도-태평양 협력 설계자’가 될 수 있도록 협력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되었다.
특히 △해양안보 △재난대응 △공급망·에너지·핵심광물 △기후·환경안보 △디지털·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천 가능한 협력과제를 구체화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조정희 원장은 행사를 마무리하며 “인도-태평양 지역 역내 경제·안보·기술 경쟁의 재편, 공급망과 에너지 전략의 변화, BBNJ(공해상 해양생물다양성)협정 채택 등 해양법질서의 새로운 현안들은 단일 분야의 접근은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언급하며 “KMI는 21세기 세계의 안보·경제·기술 경쟁과 도전이 집중되는 핵심 지역인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와 ‘글로벌 해양강국’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전 세계 경제의 중심이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 허브인 인도-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환경 변화와 복합적 위기 요인을 분석하고 해양-경제산업-안보 -기후·환경을 아우르는 글로벌 협력방향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