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의 역습 ①> 2. 버린 낚시줄에 해송·산호 신음

넓고 깊은 줄만 알았던 바다가 갈수록 쌓이는 쓰레기로 한계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버린 그물·통발·낚시줄에 걸려 해양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 잘게 쪼개진 플라스틱은 물고기를 거쳐 우리의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해양 쓰레기가 불러온 재앙의 현장을 둘러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본다. <뉴스커런트·팀부스터·OSEAN 공동기획>

이현주기자 승인 2024.05.17 18:02 | 최종 수정 2024.05.30 13:54 의견 0
낚싯줄에 뒤엉킨 둔한진총산호 경남 홍도 ©곽태진 Instagram @justin_kwak_tj/해양쓰레기 생물피해 사례집 2


2020년 7월 경남 통영시 홍도의 서쪽 포인트 수심 16m 바닥에서 낚시줄에 엉켜 부착부분이 잘린 채 바위 위에 얹혀있는 둔한진총산호 조각을 팀 부스터 한 멤버가 발견했다.

둔한진총산호는 산호충 총산호과의 자포동물로 수심 20~30m, 해류 흐름이 빠른 청정지역에 주로 서식하며 바위에 붙어 부채 모양으로 성장한다.

성장 속도가 느리며 50~80cm까지 성장한다.

남해와 제주도, 일본 사가미만 등지에 분포한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보호받고 있다.

군락을 이루며, 내외부에 걸쳐 공생종이 많아 생태계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이 사례는 둔한진총산호에 걸린 낚시줄을 무리하게 풀기 위해서 잡아당기는 바람에 산호가 뿌리채 뽑힌 것으로 보인다.

홍도는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일반인 출입이 통제되는 곳이다.

그러나 4계절 내내 다양한 어종이 풍부한 탓에 많은 낚시배들이 떠있는 걸 보게 된다.

낚시줄에 의한 바닷속 동식물 피해는 심심치 않게 마주할 수 있는데, 수중에 늘어진 낚시줄에 다른 낚시줄이 걸리는 현상이 반복되기 때문에 거미줄처럼 낚시줄이 자리잡게 되고, 해양생물을 위협하게 된다.

해송 여수시 거문도 ©김혜진 Instagram @moskino24/해양쓰레기 생물피해 사례집 2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여수 거문도는 육지로부터 상당히 떨어져 있는 섬이다.

거문도의 중등여포인트라고 부르는 곳이 있는데, 암반에서 두 개의 수중 봉우리가 솟아오른 지형이다.

2020년 9월, 팀부스터의 한 멤버는 바닥 수심 40m, 돌출부 5-6m 수심 지점에서 봉우리에 부착한 해송이 낚싯줄이 달린 밧줄에 감겨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주변 수심이 깊고 조류는 강하다.

인근 해역에서 버려진 폐어구, 낚시도구 등이 흘러다니다가 걸리기 쉬운 조건이었다.

바닥에서 솟아오른 돌출부 위에 다시 돌출되어 있는 해송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흐르는 물체가 걸리기 쉬운 조건이다.

국립공원 내 멸종위기종 해송이 낚싯줄이나 밧줄, 어망 등에 걸려 폐사하기 쉬운 환경이어서 관심과 철저한 예방이 필요하다.

인근 해역의 어업활동과 낚시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계몽활동이 필요하다.

이현주기자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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