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홍수로 침수된 주택들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금지]
미국 텍사스 홍수에서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서면서 강물 높이가 갑자기 높아진 원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록적인 폭우로 인한 예상치를 뛰어넘는 강수량을 주목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당초 예보된 강수량(3~6인치)을 훨씬 뛰어넘는 양의 비가 내렸다. 특히 텍사스 힐 컨트리(Texas Hill Country) 지역에는 단 몇 시간 만에 10인치(25c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24시간 동안 15인치(38cm) 이상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록적 폭우가 아주 짧은 시간 내 집중됐다. 과달루페 강(Guadalupe River)의 경우, 불과 45분 만에 수위가 26피트(8미터) 급증했으며, 일부 지점에서는 2시간 만에 22피트가 상승하기도 했다. 이는 극히 짧은 시간 안에 엄청난 양의 물이 유입되었음을 의미한다.
조지아 대학교 대기과학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미국 기상학회 전 회장인 마셜 셰퍼드는 A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이 쏟아진다면 재앙이 닥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두번째는 지리적 특성이다. 텍사스 힐 컨트리는 `플래시 홍수 골목'이라고 불릴 정도로 돌발 홍수에 취약한 지형이다. 경사가 가파르고 흙이 얇아 비가 내리면 물이 흡수되지 않고 빠르게 낮은 곳으로 흘러내려 강으로 유입된다.
여기에 건조했던 토양도 크게 작용했다. 홍수 발생 전 해당 지역이 가뭄을 겪고 있었던 것도 문제였다. 건조하고 단단한 땅은 물을 잘 흡수하지 못해 빗물이 그대로 지표면을 따라 흘러내려 홍수를 더욱 악화시켰다.
네번째로 기후 변화의 영향도 의심된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야기한 기후 변화로 인해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함유하게 되어 폭풍이 더 많은 비를 쏟아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다고 지적힌다. 따뜻해진 대기는 더 많은 수분을 머금을 수 있어 강수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후 변화는 강수 현상을 불규칙하게 만들고, 특정 지역에 집중적인 폭우를 유발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텍사스 홍수 역시 이러한 국지성 호우의 특성을 보였다.
기상 예보 및 경보 시스템 문제는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이번 텍사스 홍수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기상예보 기능을 맡고 있는 미국 해양대기청(NOAA)나 재난 대비 및 대응을 맡고 있는 미국 재난관리청(FEMA) 예산을 삭감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참사라 민감하게 논의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열대성 폭풍 잔재의 영향도 컸다. 이전 열대성 폭풍이었던 배리(Barry)의 잔여 습기가 북상하여 텍사스 지역의 폭풍에 수분을 공급한 것도 강수량 증가에 기여했다는 분석도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