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연일 해명나선 쿠팡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 조치"
"임직원 체험단 리뷰 평점 평균이 4.79점으로 일반인 체험단 평균 4.82점보다 더 낮다"
“쿠팡의 경우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5%에 불과"

윤구현기자 승인 2024.06.17 14:40 | 최종 수정 2024.06.17 15:12 의견 0
쿠팡 설명자료 <사진 제공=쿠팡>


공정위가 쿠팡의 `검색순위 조작 등을 통한 기만행위'와 관련, 1400억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한 가운데 쿠팡은 연일 자료를 내면서 해명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공정위 발표 직후 13일 쿠팡은 입장문을 내고 "로켓배송은 가격이 싸고 배송이 편리해 많은 국민들의 합리적 선택을 받았다"며 "로켓배송이 소비자 기망이라고 주장하는 공정위의 결정은 디지털 시대의 스마트한 소비자 선택권을 무시한 시대착오적이며 혁신에 반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전세계 유례없이 상품진열을 문제 삼았다"며 "지난해 국내 500대 기업 과징금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는 과도한 과징금과 형사 고발까지 결정한 공정위의 형평성 잃은 조치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쿠팡의 해명은 14일에도 이어졌다.

쿠팡은 14일 배포한 '직원 리뷰 조작이 없었다는 5대 핵심 증거' 자료를 통해 2019년 2월∼2022년 6월 기준 자사 임직원 체험단 리뷰 평점 평균이 4.79점으로 일반인 체험단 평균 4.82점보다 더 낮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임직원이 PB상품에 만점에 가까운 리뷰를 몰아줬다는 공정위 주장과 달리 임직원 체험단 평점 평균은 일반인 체험단 평점 평균보다도 낮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직원 체험단이 PB상품에 대해 좋다는 반응만 남긴 것이 아니라 비추천 등 '솔직한 리뷰'도 남겼고, 지속적으로 상품 리뷰에 별점 1점을 부여한 직원에게도 불이익을 주거나 개입한 적이 없다"며 사례를 제시했다.

쿠팡에 따르면 A직원은 2021년 8월 PB상품인 곰곰 멜론 리뷰에 '진짜 맛없었어요. 태어나서 먹어본 멜론 중에 제일 맛 없었음. 다른 사람한테 추천 못 해요'라고 적었다.

B직원은 비슷한 시기 곰곰 양념게장 리뷰에 '비주얼에 1차적으로 실망했고, 게장에 양념이 너무 덕지덕지 붙어 있어 너무 짜서 일단 못 먹어요'라고 적은 사례도 공개됐다. 직원 유모씨는 2019년 4월 17∼30일 보습크림과 스포츠 드링크, 주방세제, 고양이 화장실 제품 등 4건을 리뷰하며 모두 1점을 줬다.

쿠팡은 "공정위는 (쿠팡이) 임직원에게 부정적 구매 후기를 작성하지 않도록 지시하는 등 지속해 관리했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모기업 쿠팡Inc는 지난 14일 "공정위가 쿠팡의 검색 순위가 기만적이며(deceptive) 한국법을 위반했다고 발표했다"면서 "'검색 순위'는 한국과 전 세계 업계 관행"이라고 미국 SEC(증권선물위원회)에 공시했다.

쿠팡Inc는 "(쿠팡은) 자사 관행이 기만적이거나 한국법을 위반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공정위 결정에 대해 법정에서 적극적으로 해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17일에도 쿠팡의 해명과 설명은 계속됐다.

회사는 “우리나라 모든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가성비 높은 PB상품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이는 고물가 시대 유통업체의 가장 중요한 차별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모든 유통업체들은 이런 차별화 전략에 따라 각자의 PB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 진열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PB상품을 고객들 눈에 가장 잘 보이는 골든존에 우선 진열하고, 온라인 유통업체도 PB상품을 우선적으로 추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너무나 당연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소비자들은 PB상품이 우선 노출됐다고 무조건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같은 온라인 쇼핑몰 내 다른 상품과의 비교는 물론 다른 온라인몰과 가격비교 사이트까지 검색하는 등 꼼꼼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며 “쿠팡의 경우 PB상품의 매출 비중이 5%에 불과하다는 것은 이를 입증한다”고 주장했다.

유통업체가 고유의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여야 경쟁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전략까지 일률적 기준을 따르라고 강제한다면 기업 간 경쟁은 위축되고 소비자 편익은 줄어들 것이라는 게 쿠팡의 입장이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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