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은 북방바다로빈(Prionotus carolinus)이 다리를 사용하여 해저를 산책하고 미각 기능을 통해 해저에 묻힌 먹이를 탐지하는데 사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네이처가 26일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또한 북방바다로빈이 진화 과정에서 다리를 감각 기관으로 용도 변경한 방법에 대한 단서도 밝혀냈다.
그리고 게놈 분석을 통해 더 넓은 바다로빈과(Triglidae)에서 다리의 진화 역사를 밝혀냈다.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연구 결과는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발표된 두 편의 논문에 설명되어 있다.
물고기이지만 `다른 물고기'
바다로빈은 개구리처럼 튀어나온 눈과 새의 날개처럼 생긴 지느러미, 게와 비슷한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다.
이 동물을 연구하는 캘리포니아 스탠포드 대학의 발달 생물학자 데이비드 킹슬리 박사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이상하고 멋진 물고기”라고 말한다.
연구자들은 오래전부터 P. carolinus의 다리에 특별한 감각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하버드 대학교의 분자 생물학자 니콜라스 벨로노는 바다로빈의 선천적인 사냥 능력이 매우 효율적이어서 다른 물고기들이 먹다 남은 먹이를 찾아 따라다니기도 한다고 지적한다.
바다로빈의 여섯 다리는 작은 돌기로 덮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이 동물의 `특이한 능력'의 기원을 자세히 조사하지 못해왔다.
벨로노의 팀은 킹슬리 그룹과 힘을 합쳤다.
연구진은 홍합과 아미노산 캡슐이 담긴 수조에 물고기를 넣고 침전물 아래에 묻었다.
물고기는 발로 이 물건들을 찾아서 파낼 수 있었다.
물고기의 다리에 있는 돌기를 자세히 살펴본 결과, 연구진은 심해 생물에서 생성되는 아미노산과 화학 물질을 감지하는 데 특화된 미각 수용체 분자를 발견했다.
하지만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연구진이 바다로빈의 먹이를 추가로 보충한 후에 나왔다.
이 물고기들은 묻혀 있던 먹이를 찾지 못했는데, 연구자들은 실수로 다리가 있기는 하지만 다른 종(P. evolans)을 투입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종은 다리가 더 좁고 돌기가 없는 종이다.
과학자들은 전 세계 13종의 바다로빈 게놈을 비교하고 진화 가계도를 그렸다.
그 결과 걷기 위한 다리가 먼저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각 기관은 일부 종의 다리에서 나중에 진화했다.
긴 다리 유전자
연구진은 동물의 다리 유전자를 조사한 후 tbx3a라는 유전자에 초점을 맞췄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CRISPR-Cas9 유전자 편집 도구를 사용하여 P. carolinus에서 tbx3a에 돌연변이시켰을 때, 물고기는 돌기 및 먹이를 파는 능력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벨로노와 킹슬리는 tbx3a가 이 물고기의 다리 발달과 미각 기능을 발전시키는데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네이처에 말했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아직 어떤 돌연변이가 다리를 가진 종에서 tbx3a의 활동을 변화시켰는지 또는 어떻게 물고기에 새로운 능력을 창조해 냈는지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킹슬리는 이를 이해하면 연구자들은 이론적으로 다른 물고기에 다리와 감각 기관을 넣기 위해 CRISPR 게놈 편집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콜로라도 대학교 의과대학의 세포 및 발달 생물학자인 토마스 핑거는 “정말 멋지고 중요한 발견”이라며 "일부 종은 화학 물질을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에 놀랐지만, 이 연구는 기존 유전자 세트를 조정하여 새로운 형질을 형성함으로써 그 능력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줬다"고 네이처에 말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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