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왜 가난한 지는 알겠는데...가난이 지속되는 이유는 뭘까?

2024년 노벨경제학상, 불평등 연구에 기여한 3명의 학자에게 수상
아세모글루, 사이먼 존슨, 제임스 A. 로빈슨이 식민지 이후 국가들의 대조적인 운명에 대한 연구로 수상

윤구현기자 승인 2024.10.15 16:08 | 최종 수정 2024.10.15 16:46 의견 0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국가간 경제 불평등을 연구한 3명의 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사진=노벨상위원회>


왜 어떤 나라는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할까?

2024년 알프레드 노벨을 기리는 경제과학상은 이 근본적인 질문을 밝히는 데 기여한 세 명의 연구자에게 수여된다.

빈곤의 지속과 정치 사회 경제적 제도의 차이 사이의 관계를 정리한 공로다.

가장 부유한 국가와 가장 가난한 국가 간의 소득 격차는 널리 인정돼 왔다.

그러나 이번에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의 대런 아세모글루와 사이먼 존슨, 시카고대학교의 제임스 A. 로빈슨은 이러한 불평등이 지속되는 이유 대해 연구해 왔다.

1100만 스웨덴 크로나(미화 100만 달러, 한화 약 14억원)의 상금을 받게 된 세 명의 경제학자는 유럽 식민지배가 여러 국가의 경제에 미친 영향을 연구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의 과학지 네이처가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은 “그들은 유럽 식민주의의 역사, 미국이나 호주와 같은 국가들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또는 남아시아 국가들의 엇갈린 운명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다”며 “이들의 연구는 경제 발전에 대한 생각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네이처에 말했다.

코일은 질병이나 기후 때문에 유럽 정착민들이 잘 살지 못했던 국가에서는 식민지 제도는 수탈적이지만, 기후가 더 좋았던 국가에서는 유럽인들이 자국과 유사한 포용적인 제도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성명에서 “유럽인들이 세계의 많은 지역을 식민지로 삼았을 때 해당 식민지의 정치경제적 제도는 극적으로 변화했지만 모든 곳에서 같은 방식은 아니었다. 일부 식민지에서는 원주민을 착취하고 천연자원을 채취하여 식민지 개척자들에게 이익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고, 다른 경우에는 식민지 개척자들이 포용적인 정치 및 경제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불평등의 뿌리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불평등을 연구하는 케이트 피켓은 "노벨위원회가 `불평등의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춰 착취적이고 수탈적인 국가에서 경제성장이 항상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자들을 인정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네이처에 말했다.

빈곤의 지속 여부는 해당 국가(식민지)에 접목된 정치경제 및 사회 제도에 의해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다.

노벨상 발표 후 전화로 인터뷰한 아세모글루는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좋은 경력을 쌓는 것이 꿈인데, 이제 그 꿈을 이뤘다. 정말 놀랍고 영광스럽다”라고 네이처에 말했다.

아세모글루는 아지즈 산카르에 이어 터키 출신으로 과학, 의학, 경제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두 번째 인물이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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