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이 따듯해 지면서...호주, 남아메리카, 남아프리카에서 흘러온 외래종 `생존'

조개류와 갑각류, 달팽이, 해면, 불가사리, 성게 등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 등 남반구 대륙에서 출발해 남극대륙까지 약 1년이 걸려

윤구현기자 승인 2024.11.02 10:13 | 최종 수정 2024.11.02 10:16 의견 0
녹고 있는 남극 스웨이츠 빙하 [EPA 연합뉴스 자료 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작은 해양생물들이 떠다니는 부유물을 타고 남극까지 이동하고 있으며, 마침 기후 변화로 인해 따듯해진 `얼음 대륙'이 새 식구들을 반갑게 맞이하면서 문제가 커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는 뉴질랜드, 호주, 미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했으며 태즈메이니아 대학교의 한나 도슨이 주도했다.

뉴질랜드 지오그래픽 보도에 의하면 과학자들은 캘프(대형 해조류) 덩어리가 때때로 남극 해변으로 밀려 오는 걸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각 덩어리의 기원을 추적하는 유일한 방법은 유전자 검사뿐이었다고 도슨은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에 말했다.

그는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남극의 해안선을 돌아다니며 떠밀려온 모든 것을 찾아서 테스트하는 것은 실용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대신 연구팀은 강에 막대기를 떨어뜨려 어디로 가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백만 개의 가상 입자를 19년 분량의 해류 데이터에 집어넣어봤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캘프, 플라스틱, 나무조각과 같은 부유물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먼 곳에서 더 자주 도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유물 덩어리에는 조개류와 갑각류, 달팽이, 해면, 불가사리, 성게 등 많은 종류의 생물이 운반될 수 있다.

대부분의 부유물덩어리는 호주, 남아프리카, 남미 등 남반구의 주요 육지에서 출발해 남극대륙까지 항해하는 데 약 1년이 걸린다.

뉴질랜드는 동해안과 남극의 서해안 사이를 오가는 해류를 타고 래프팅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나라다.

도슨은 “이런 종류의 래프팅은 아마도 오래전부터 일어나고 있는 자연스러운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려되는 점은 해빙이 줄어들면 뗏목에 타고 온 외래종이 그 해역에 서식할 수 있는 문이 열린다는 것”이라고 뉴질랜드 지오그래픽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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