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 혁신 ②> "대형선박에서는 자율운항 잇점 없어...소형선·특수목적선 위주로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

이현주기자 승인 2024.11.29 12:25 | 최종 수정 2024.11.29 14:04 의견 0
삼성중공업 자율운항 실증 선박 <산업통상자원부>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등 대형선 도입은 당장 이뤄지기 힘들고, 소형선 위주로 도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돼 관심을 끈다.

자율운항에 따른 경비 절감이 대형선에서는 거의 없고, 인건비 비중이 50%를 상회하는 소형선박의 경우 큰 절감효과를 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또 풍력발전, 드릴십 등 해양플랫품에 물자는 실어나르는 특수목적선의 경우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해킹에 의해 자율운항선박이 테러에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분석이다.

김형주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교수는 최근 열린 제3회 해양수산과학기술혁신포럼에서 자율주행선의 기회와 도전을 주제로 강연했는데,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율운항선박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대형선박에서는 효과가 작다

노르웨이 과학기술대학은 4만3000명 학생과 80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대학이다.

자율운항선박에 관한 연구개발은 먼 미래이야기가 아니다. 2012년 무닌프로젝트가 시작된 이래 2018년 자율운항이 성공적으로 시연됐다.

야라 아스코 등에서 2022년부터 운항을 시작했다.

한국도 여러 조선소들이 개별적 연구하고 있고, 일본도 메구리 프로젝트 진행하고 있다.

상업적 용도로 서비스 시작한 스웨덴의 짐은 페리를 운항하고 있는데, 아직 안전 때문에 선원이 타고 있기는 하다.0

오션 인피니티는 해양플랫폼 유지보수용 배의 자율운항과 관련해 올해 원격조정 선박 승인을 받았다.

자율운항 선박의 필요성으로 여러가지 요인들이 검토되고 있다.

우선 비용 및 인건비 절감이 얘기되지만 현실적으로 증명되지 않고 있다.

인건비가 줄고, 선원거주 공간 사라져 공기저항 줄어 연료효율 증가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가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다.

논문에 의하면 30년 동안 이익이 10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들이 주로 중질유를 쓰는데, 선상에서 정화과정이 필요하다.

무인선을 운행하기 위해서는 고순도 연료를 써야 하는데, 이렇게 되면 경비가 크게 올라가게 된다.

컨선의 경우 전체 선박운영비 중 선원비용이 1% 안된다.

결국 인건비 절감은 대형선박에서는 이뤄지기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안전성 제고 효과를 얘기하는 사람이 많지만 일부만 맞는 얘기다.

해상 사고의 80% 인간의 실수에 의해 발생하지만 사람 때문에 사고 나기 직전에 사람에 의해 대형사고가 막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결국 사람은 그대로 두고 자율운항하는게 안전하다는 얘기다.

최적의 항로 계산해 연료 절감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사람도 할 수 있는 과정이다.


자율운항선박에 효과를 볼 영역은 많다

선박의 크기가 작을 수록 비용효율 높아진다.

소형선박은 절반이상이 인건비이기에 자율운항선박의 메리트가 크다

예를 들어 40명 타는 페리가 노르웨이에 많은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km 정도를 왔다갔다 하는데, 조만간 자율운항 체제가 도입될 듯하다.

노르웨이 전역서 자율운항 페리 개발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선원 부족도 자율운항을 재촉하는 요인이다.

2026년에 2만600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선상 근무가 아니라 육상 제어센터에서 일하는 거라 하면 응모자들이 많을 것이다.

특수목적 선박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탐사선, 해양플랫폼 관리선 등을 무인으로 운영하는 건 가능해 보인다.

또 근해의 쓰레기를 치우는 정화로봇도 다양한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다.

해결해야할 숙제는 여전히 많다

위험성 내지 신뢰성 문제가 크다.

우선 선박시스템 유지보수가 힘들다는 점이다.

선박의 추진시스템내 다양한 시스템 필요한데, 모두 손이 많이 타는 시스템들이다.

사람없이 한달운영하는 건 불가능하다.

대안으로 이중화를 통해 하나가 고장나도 다른 것으로 항구로 도착하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경제적으로는 비현실적이다.

상태를 모니터링하자는 방안이 있는데, 대형엔진에는 가능하지만 자잘한 시스템까지 할 수 없는게 문제다.

따라서 배터리 추진 시스템이 현재 적용되고 있는데, 잔고장이 작고 유지보수가 쉬운 때문이다.

사이버 보안 문제의 경우 처음에는 낙관적이었다.

해커가 무슨 메릿으로 해킹하겠냐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만약 해커가 자율운항 선박을 해양플랫폼에 충돌시키는 테러의 경우 별다른 대처방법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도 역시 많이 떨어져 있다.

캐나다에서 2022년 실시된 연구에 의하면 페리 운항을 자율운전으로 전환시 얼마나 안전할까 하는 질문에 불과 10%만 안전하다고 답변했다.

노르웨이서도 5%만 안전할듯하다는 답이 나왔다.

대중들의 인식 개선 노력 필요한 대목이다.

AI도 다른 신기술처럼 굴곡을 거쳐 자리잡을 것이다.

즉 신기술이 나오면 기대치 급상승했다가 이후 급격히 줄어든다.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안정적으로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이클을 거치는데, 자율운항도 동일 사이클 따를 듯하다.

자율운항선박도 소형선박 필두로 시간이 흘러가면서 잘 정착될듯하다.

이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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