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의 국립허리케인센터에 NOAA의 로고가 붙어 있는 모습. [게티이미지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독일의 여러 연구기관들이 요새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명령에 따라 삭제되거나 폐기될 수 있는 과학 데이터 세트를 저장하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네이처가 최근 전했다.
독일 브레멘 대학과 브레머하펜의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가 운영하는 대규모 환경 데이터 저장소인 판게아(Pangaea)의 한 관계자는 위험에 처한 데이터베이스를 백업하기 위해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공식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해양R&D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산 삭감에 따라 기존 프로젝트의 진행에 있어 난관에 부딪힌 NOAA와 공동연구에 나설 절호의 기획"라며 "우리 쪽 예산을 동원한다면 방대한 NOAA의 데이터와 우수한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NOAA의 데이터 세트를 보존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
네이처 보도에 따르면 판게아가 이 대의에 동참하기로 한 결정은 지구의 대기와 기후를 모니터링하고 기상예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인 NOAA 내부 직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 지출 삭감을 위해 `과장되고 믿을 수 없는 기후위협'을 조장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 NOAA의 기후연구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걸 고려하고 있다.
최근 블룸버그를 비롯한 언론 매체는 행정부가 NOAA의 데이터를 온라인으로 호스팅하는 아마존 웹 서비스와의 계약을 취소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다양한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접근이 금명간에 종료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취소는 이후 연기되었지만, 이 소식은 연구계에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지난해 트럼프가 당선된 후, 캐나다 온타리오주 구엘프 대학의 지리학자 에릭 노스트와 다른 자원봉사자들은 정보가 사라질까 봐 걱정하며 미국 데이터를 백업하기 시작했다. 그는 NOAA의 상황이 모든 종류의 환경 연구에 중요한 핵심 데이터 세트에 대한 첫 번째 주요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NOAA 관계자는 판게아와 관련한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판게아는 NOAA 데이터를 자체 아카이브에 완전히 통합하여 향후 전 세계 과학자들이 액세스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한편 독일 헬름홀츠 협회는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독성학 데이터베이스를 저장한 것으로 네이처가 보도했다.
■ 해양 R&D 수준 높힐 수 있는 기회
NOAA는 해양 연구에 있어 최고의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핵심 연구 및 행정기관이다. NOAA가 보유한 막대한 자료와 최고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면 우리 해양R&D역량은 단숨에 확대될 수 있다.
한 관계자는 "NOAA의 역할에 대한 행정부의 견제와 예산 압박을 고려할 때 해외 연구자금 유치는 크게 환영받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기상예보에 관해 NOAA가 쌓아온 데이터와 노하우는 기후변화 시대에 기상예보능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여 있고, 바다를 통해 국가경제의 혈맥을 뚫어온 우리나라 입장에서 NOAA의 변화에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는 대신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