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산불이 커진 이유는...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충격' 때문

온도가 올라갈 때마다 대기가 머금는 물의 양은 기하급적으로 커져
수풀이나 토양의 수분 대기에 빼앗겨...바짝 마른 상태로 바뀌는 것

윤구현기자 승인 2025.01.14 16:51 | 최종 수정 2025.01.14 17:09 의견 0
LA 산불과 싸우는 소방대원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는 습한 환경과 건조한 환경 사이에서 갑작스럽고 극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수중기후 충격'(Hydroclimate whiplash)의 생생한 사례라는 분석이 대두됐다.

네이처 지구환경 리뷰(Nature Reviews Earth and Environment)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서 지적된 것처럼 이러한 급작스러운 변화는 자연 생태계와 지역 사회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기후 변화가 파괴적인 산불, 파괴적인 홍수 등 날씨 변화와 위험을 강화시키는 과정을 설명해 주고 있다고 earth.com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2022-23년과 2023-24년 겨울, 캘리포니아는 전례 없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여기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산악 마을들은 눈에 파묻혔고, 계곡들은 비와 눈 녹은 물에 잠겼으며, 주 전역에서 산사태가 발생했다.

폭우는 기록적인 여름 더위와 가뭄으로 이어졌고, 다시 2025년 우기로 이어졌다.

그 결과 건조해진 식생은 산불이 붙기에 충분한 연료를 제공했다.

UCLA의 기후 과학자인 수석 저자 다니엘 스웨인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이뤄진 이같은 충격적인 기후변화는 화재 위험이 두 배로 증가시켰다"라고 설명한다.

그는 "화재 시즌을 앞둔 몇 달 동안 잔디와 수풀의 크게 자라게 한 다음, 극도로 건조하고 따뜻해진 상태가 이어지면서 높은 수준으로 건조시켰다"고 earth.com에 말했다.

기후 충격은 세계적 추세

캘리포니아의 사례는 전 세계적 추세를 대표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20세기 중반 이후 전 세계적으로 수중기후 충격이 31%에서 66%까지 증가, 기존 모델의 예측치를 앞질렀다.

이러한 추세는 인간이 주도하는 기후 변화로 인해 가속화되고 있으며,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3도 상승하면 기후충격이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원인은 따뜻한 대기가 더 많은 물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현상인 `팽창하는 대기 스펀지' 현상이다.

기온이 섭씨로 1도 상승할 때마다 대기의 수분 보유 능력이 7%씩 증가한다.

가뭄과 홍수의 파괴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스웨인은 "문제는 스펀지가 은행의 복리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라며 "지구온난화로 대기 기온이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파괴력 증가는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홍수와 가뭄 동시에 대비해야

많은 연구들이 강수 패턴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 연구는 `증발적 수요'(evaporative demand) 증가의 역할을 강조한다

따뜻해진 대기는 식물과 토양에서 더 많은 수분을 끌어오기 때문에 강우량이 줄어들지 않은 경우에도 식물과 토양을 마른 상태로 만든다.

심화되는 수중기후 충격은 수자원 관리에 큰 도전이다.

스웨인은 가뭄과 홍수 위험을 함께 고려하는 접근 방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캘리포니아가 극명한 예를 제공하지만, 수중기후 충격은 전 세계적인 문제다.

북아프리카, 남아시아, 열대 태평양과 같은 지역이 가장 극적인 증가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거의 모든 지역이 점점 더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스웨인은 "수중기후 충격이 증가하는 것은 온난화되는 지구에서 가장 보편적인 전 세계적 변화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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