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항의 컨테이너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전년 동월 대비 크게 감소한 가운데 한국이 경쟁국인 중국을 제치고 수주 1위를 탈환했다.

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150만CGT(표준선 환산톤수·58척)로 작년 동월 대비 71% 급감했다.

한국은 이 중 82만CGT(17척·55%)를 수주해 52만CGT를 수준한 중국(31척·35%)을 제치고 수주량 1위를 차지했다.

척당 CGT는 한국이 4만8000CGT, 중국이 1만7000CGT로 집계됐다. 한국이 중국보다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했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잔량(남은 건조량)은 전월 말 대비 152만CGT 증가한 1억5000957만CGT였다.

국가별 수주 잔량은 중국 9397만CGT(59%), 한국 3612만CGT(23%) 등의 순이었다.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87.43포인트를 기록하며 작년 동월 대비 4.26포인트(2.3%) 상승했다.

선종별 1척 가격은 17만4000m³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2억5500만달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1억250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2억7400만달러였다.

한편 해운회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해 역대급 항구 사용료를 부과할지 지켜보면서 중국에서 건조된 벌크선 구매를 사실상 중단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수집한 클락슨리서치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산 벌크선 4척만 3월에 중고 시장에서 판매되었다.

이는 2022년 이후로 가장 적은 수치이며, 작년 월별 수준의 약 5분의 1 수준이다. 일본과 한국 운송업체와 관련된 거래는 같은기간 동안 거의 변화가 없었다.

구매 둔화는 미국의 움직임이 중국 소유 선박을 꺼리게 만들고 있다는 최신 신호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항구 입항당 100만 달러가 넘을 수 있는 요금을 부과하려 하고 있지만, 글로벌 해운산업과 화주들의 광범위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런던에 있는 선박 중개업체인 애로우 쉬핑의 리서치 책임자인 부락 세티녹은 "현재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보다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에 대한 매수 관심이 분명히 더 강하다"며 "최근 몇 주 동안 주인을 바꾼 선박의 대부분은 일본에서 건조되었다"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클락슨은 전에 이론적으로 일부 시나리오에서는 선박당 요금이 최대 350만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박 소유주와 화주들은 미국 항구에 도착할때마다 수백만 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될 가능성을 대비해 계약을 변경해 왔다 .

대형 화주인 머큐리아의 해운 책임자는 지난주 컨퍼런스에서 조치가 계획대로 도입된다면 미국 곡물 수출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구매자의 신중함이 중국산 운송수단의 가치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잠정적인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표본 크기가 작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다.

클락슨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주 중국 건조 선박은 비슷한 일본 선박 대비 약 580만 달러 저렴하게 판매되었다.

USTR 조치가 발표되기 전에 비슷한 크기와 연령의 선박은 중국 외부에서 건조된 선박보다 480만 달러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었다.

중개업체 SSY의 수치에 따르면 중국에서 새로 건조된 벌크선의 할인율은 일본에서 건조된 선박에 비해 2023년 초 이후 가장 높다.

하우로빈슨의 벌크선 연구 책임자인 빌랄 무프투오글루에 따르면, 중국에서 건조 주문되는 소형 벌크선의 수는 감소하고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