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들이 90일 된 새끼 바다새(sable shearwater chic)에서 꺼낸 403개의 플라스틱 조각들 <출처=Justin Gilligan)
바다새를 포함해 해양생물은 플라스틱 오염에 매우 취약하다.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파편을 먹이감으로 착각한다.
c&en의 3월 21일 보도에 따르면 연구자들은 최근 '플라스틱증'(plasticosis)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는데, 이는 바다새의 소화관이 먹이인줄 알고 삼킨 플라스틱 조각 때문에 상처가 생긴 상태를 가리킨다.
연구팀은 검은바다제비 새끼에서 뇌 손상과 비숫한 치매, 신장 및 간 기능장애, 위 점막 손상의 징후를 발견했다(Sci. Adv . 2025, DOI: 10.1126/sciadv.ads0834).
이전에는 육족제비로 알려졌던 이 바다새는 인도양과 태평양에서 발견되며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 위기에 처한 것으로 간주한 종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이 종의 개체감소와 플라스틱 사이의 상관관계를 의심해 볼 수 있게 됐다.
연구 공동 저자이자 태즈매니아대 강사인 잭 리버스-오티는 "이런 치매 증상을 보는 건 정말 충격적이었다. 이 새들은 생후 100일도 안 되었는데, 이미 37년이나 산 것 같은 상태였다"며 이 새들의 뱃속에는 중간값으로 1 티스푼 반 정도의 플라스틱이 들어 있었다"고 c&en에 말했다.
리버스-오티와 그의 팀은 플라스틱을 섭취하는 이 새들의 혈액에서 질병 마커를 식별해 냈다.
연구팀은 2023년 호주의 로드하우 섬에서 체중, 날개와 부리 길이와 같은 신체적 특성을 특정할 수 있는 31마리의 바다제비 새끼를 식별했다.
리버스-오티는 "이 새들은 모든 면에서 건강해 보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 내용물을 살펴보면서 많은 양의 플라스틱을 가진 개체와 플라스틱을 덜 먹은 새를 구별할 수 있었다.
두 그룹을 비교한 결과, 연구자들은 새의 혈액에서 검출된 745개 혈장 단백질 중 202개의 수치에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했다.
예를들어 플라스틱이 많은 새에서 과학자들은 글리세르알데히드-3-인산 탈수소효소와 젖산 탈수소효소를 포함한 세포 내 단백질 수치가 높은 것을 발견했다.
리버스-오티는 "이 발견은 플라스틱이 세포를 터뜨리는 것을 유도하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세포내에 있어야 할 모든 단백질이 세포밖에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팀은 또 위장에 플라스틱이 더 많은 새의 혈액에서 간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인 알부민 수치가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낮은 수치는 간 또는 신장 기능장애를 뜻한다.
이 새들은 또한 뉴런의 성장, 생존 및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기억과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뇌유래 신경영양인자(BDNF)라는 단백질의 수치가 상당히 낮았다.
리버스-오티는 "어린 새일 때 섬이 어디인지, 굴이 어디인지 뇌신경에 인코딩해야 하고, 일본해안으로 먹이를 구하러 갔다가 정확히 10,000km의 여정을 통해 돌아와야 한다"며 "BDNF 수치가 떨어지면 새들이 서로의 노래를 구별하는 능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지금으로서는 이 바다제비 새끼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받을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연구자들은 같은 군집에 있는 성인 검은바다제비의 혈액을 검사하여 플라스틱 노출의 영향을 평가하고 있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