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관세를 더욱 인상하겠다고 위협하고 나서면서 각국 정부와 시장 참여자, 기업들을 혼란 속에 빠뜨렸다.

이미 글로벌 금융시장은 수조 달러의 손실을 입은 상태인데, 무역전쟁은 더욱 격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기에 그렇다.

8일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트럼프는 경쟁중인 중국이 지난주 미국 제품에 부과한 34% 관세를 철회하지 않으면 중국산 수입품에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중국이 요청한 모든 회담은 종료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번 발표는 트럼프의 관세조치 발표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가 90일간 관세 중단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 이후 미국 주식은 잠시 하락세를 멈췄지만, 백악관이 이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한 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 해프닝마저 생겼다.

S&P500 지수는 2월 최고치에서 20%~4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아시아와 유럽 주식도 트럼프가 `약'에 비유한 관세가 가격 상승, 수요 감소,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폭락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경기 침체 확률을 45%로 높였다.

유럽연합(EU)은 다음 주부터 일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보복적 세금은 트럼프의 발표에 대한 가장 단호한 대응이며, 베이징은 트럼프의 행동을 `경제적 괴롭힘'이라고 불렀다.

7일 중국 본토와 홍콩의 주식이 폭락하자 중국국가기금이 개입하여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노력했다.

대만의 주가는 약 10% 폭락했다. 이는 역대 최대규모의 하루 하락률이다.

월가 지도자들은 미국 관세의 영향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JP모건의 CEO 제이미 다이먼은 관세가 지속적인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고, 펀드매니저 빌 에이크만은 "관세가 경제적 핵겨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애크먼은 이 전략에 의문을 제기한 소수의 트럼프 지지자 중 한 명이다. 트럼프의 정부지출 감축 노력을 이끌고 있는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는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 간 관세를 0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의 무역 고문인 피터 나바로는 테슬라 CEO를 `자동차 조립공'이라고 폄하했다.

각 나라의 투자자와 정치지도자들은 트럼프의 관세가 새로운 패러다임인지 아니면 다른 국가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협상전술인지 판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이제 경기침체 위험이 커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이르면 다음 달에 금리를 인하할 수 있는 쪽으로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는 7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하할 것을 거듭 촉구했지만,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제롬 파월은 서두를 생각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19세기말부터 힘을 응축해 2차세계대전을 거치면서 패권국가로 올라섰다. 세계는 민주주의 진영을 대표하면서 자유로운 경쟁, 도덕적 우의를 앞세운 미국의 리더십을 인정해 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미국의 압박으로 경제가 흔들리면서까지 미국의 리더십을 따르기는 불가능하다.

이번 관세전쟁으로 미국만 잘 살게 될 가능성은 없다고 경제학자들이 단언하는 배경이다.

윤구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