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성화로 인해 훼손된 산호초 <사진=플리머스해양연구소>


산호초 손상, 서식지 손실, 조개껍데기를 만드는 해양 생물의 생존 위협 등은 해양 산성화로 인해 이미 감지되고 있는 영향들이다.

다만 지금까지 해양 산성화는 `경계선'을 넘지 않은 것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영국의 플리머스 해양 연구소(PML),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NOAA) , 오리건 주립대학교가 주도한 새로운 주요 연구에 따르면, 사실상 안전 한계인 `경계선'은 약 5년 전에 이미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플리머스 연구소가 9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르면 9일 그리스 니스에서 개막된 유엔해양회의 첫날과 맞물려 한 저널(Global Change Biology)에 게재된 `해양 산성화: 경계선 넘어' 제하의 논문은 해양 산성화로 인해 전 세계 해양 생태계가 받는 위협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해양산성화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다로 흡수되면서 바닷물이 산성화되는 현상이다. 인간활동으로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지고,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여 탄산이 형성되는데, 이로 인해 수소 이온 농도가 증가해 해수가 산성화된다.

연구팀은 해양 상층부의 최신 물리화학적 측정 결과와 첨단 컴퓨터 모델, 해양 생물 연구를 결합하여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 2020년 현재 전 세계 해양의 평균 상태는 이미 해양 산성화의 '위험 구역'에 매우 가깝고, 일부 지역에서는 그 너머까지 이르렀다.

△ 해저 약 200m 깊이까지 탐사한 결과, 심해의 약 60%가 경계선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표층수의 40%에 비해 높은 수치다. 이러한 해양 산성화의 증가는 많은 해양 생물, 특히 탄산칼슘으로 껍데기나 골격을 만드는 생물의 생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 피해는 이미 나타나고 있다. 일부 열대 및 아열대 산호초는 서식지의 43%를 잃었고, 극지방의 바다나비(익족류, 주요 먹이사슬 종)는 서식지의 최대 61%를 잃었으며, 연안 조개류 종은 필수적인 생물학적 과정을 유지할 수 있는 전 세계 해안 서식지의 13%를 잃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기존 안전 기준치의 개정을 권고했다.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0%만 변화해도 해양 생태계에 해로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안타깝게도 전체 해양 표면은 2000년경 이미 이 엄격한 기준치를 초과했다.

보고서 주저자이자 북동 대서양 산성화(NEA-OA) 허브 의장 인 PML의 헬렌 핀들레이 교수는 "세계 여러 지역을 살펴보면, 극지방은 표층 해양 산성화에서 가장 큰 변화를 보인다. 심해에서는 극지방 바로 바깥 지역과 북미 서해안 및 적도 근처의 용승 지역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대부분의 해양 생물은 표층에서만 서식하는 것이 아니다. 바닷물 아래에는 훨씬 더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깊은 바닷물이 크게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해양 산성화의 영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 이는 많은 종에게 필수적인 서식지이자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열대 산호초와 심해 산호초와 같은 중요한 수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게, 불가사리, 그리고 홍합, 굴과 같은 다른 조개류와 같은 저서 생물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해양 산성화는 또한 많은 해양 생물이 껍질과 골격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구성 요소인 탄산칼슘의 가용성을 감소시틴다. pH 수치가 낮아지면 산호, 굴, 홍합, 작은 바다나비와 같은 석회화 생물들은 보호 구조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되어 껍질이 약해지고 성장이 느려지며 번식력이 떨어지고 생존율이 감소한다.

PML의 스티브 위디콤 교수는 "해양 산성화는 단순한 환경 위기가 아니라 해양 생태계와 해안 경제에 시한폭탄과도 같다. 바다의 산성도가 증가함에 따라 수많은 해양 생물이 의존하는 중요한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으며, 이는 결국 사회경제적으로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라고 말했다.

연구는 산성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과 종에 보존 조치를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저자들은 또한 산성화에 가장 취약한 지역에 대한 보호 또는 적절한 관리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표층수 아래에 있는 해수에서 새롭게 확인된 영향은 중층수 서식지와 그에 의존하는 생물들을 보호해야 할 시급한 필요성을 시사한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해양이 직면한 다른 압력들과 더불어 해양 산성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된 관리 접근법이 생태계 회복력 강화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윤구현기자